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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이마트 본사 전경(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올해 1분기 14년 만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전통 할인점보다 트레이더스와 호텔 사업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매출은 오히려 감소한 가운데, 온라인 사업 적자도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진짜 시험대는 아직 남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 7조1234억원, 영업이익 178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9% 증가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지난 2012년 이후 14년 만의 1분기 최대 실적이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총매출은 4조7152억원으로 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63억원으로 9.7% 늘었다. 이마트 측은 "가격·상품·공간 혁신을 중심으로 한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단순한 '대형마트 회복세'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사업부별 실적을 보면 성장의 중심에는 트레이더스가 있었다.
1분기 트레이더스 총매출은 1조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12.4% 늘었다. 반면 할인점 총매출은 3조327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실적의 핵심을 트레이더스 성장에서 찾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경쟁사 영업망 축소와 트레이더스 집객력 상승이 이익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점포 효율화와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사이, 이마트는 할인점 점포 수를 유지하면서 트레이더스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올해 기준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24개로 늘었다.
경기 둔화와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소비자들이 '대용량 가성비' 소비로 이동하면서 창고형 할인점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통 시장의 무게 중심이 대형마트에서 창고형 할인마트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마트는 트레이더스와 에브리데이를 중심으로 구조적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이마트 자체 경쟁력 강화만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경쟁사 축소에 따른 반사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은 2% 수준에 그쳤다. 성수기 효과를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호텔 사업 성장도 실적을 견인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1분기 순매출 1685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6.7%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객실 점유율 상승과 객단가 개선 효과가 반영됐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이마트를 단순 할인점 기업이 아니라 호텔·복합몰·프라퍼티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복합 유통기업으로 보기 시작했다. 과거 '대형마트 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온라인 사업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SSG닷컴(쓱닷컴)은 1분기 영업손실 21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전년보다 38억원 확대됐다. 순매출 역시 3226억원으로 9.6% 감소했다.
이마트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와의 JV 출범 이후 공격적인 가격 투자 효과로 거래액(GMV)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시장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공격적 가격 투자는 결국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가 이미 물류·멤버십·광고 생태계를 상당 부분 구축한 상황에서 SSG닷컴이 점유율 회복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연결 실적만 놓고 봐도 온라인과 일부 자회사 부담은 여전히 확인된다. SSG닷컴 외에도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원가 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신세계프라퍼티 역시 전년 부동산 처분이익 역기저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구조적 턴어라운드로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할인점 성장 둔화와 온라인 적자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SSG닷컴 경쟁력 회복 여부가 정용진 체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