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98% 추종 ETF' 된 SK스퀘어...시총 3위까지 오른 몸값
입력 2026.05.15 07:00

삼전·하이닉스 비중 제한 걸린 기관 자금 유입
'할인된 하이닉스' 평가 속 NAV 할인 축소 부각
높은 반도체 의존 구조…변동성 확대 위험 부담
주주환원 강화·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은 과제로

  •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는 지난 2월 SK스퀘어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디램 슈퍼 사이클의 수혜자'라고 분석했다. 디램 업황 개선과 자회사(SK하이닉스) 가치 재평가에 따른 최대 수혜주라고 부연했다. 목표 주가는 80만원, 당시 SK스퀘어 주가는 53만원이었다.

    불과 3개월 후인 지난 13일, BofA는 SK스퀘어에 30%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며 목표 주가를 160만원으로 두 배 상향 조정했다. 그 이유로는 '하이닉스 지분 20%에 기반한 주주 가치가 증가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SK스퀘어가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3위' 자리까지 뛰어올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 제한에 걸린 기관 자금이 SK스퀘어를 반도체 대체(Proxy) 투자처로 편입하면서 수급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지분 보유가 사업의 사실상 전부인 SK스퀘어가 이렇게 상승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반도체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한정된 투자처를 생각하면 정당한 가격이라는 평가도 엇갈린다.

    SK스퀘어는 지난 12일 장중 123만1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는 물론,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5월 주가가 9만6000원선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1년만에 12배 넘게 오른 셈이다. 한때 시가총액이 160조원에 육박하며 파업 이슈로 횡보했던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치고 코스피 3위에 오르기도 했다. 4위인 현대차와는 10조원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 주가 상승의 배경에 대해선 증권가에서 큰 이견이 없다는 평가다. BofA 리서치가 지적했듯이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보유하고 있어 하이닉스 주가 상승 시 순자산가치(NAV)가 함께 확대되는 구조다.

    반도체가 수혜인데 왜 SK하이닉스 대신 SK스퀘어 주가가 오르는지에 대해선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한도가 배경으로 언급된다. ETF 등 기관 투자상품은 동일 종목 투자 비중 제한을 받는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이 이미 높은 일부 기관 자금이 대체 투자처로 SK스퀘어 비중을 확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 공모펀드와 액티브형 상품의 동일 종목 투자 비중은 원칙적으로 10% 이내로 제한된다. 일부 액티브 ETF는 최대 25%, 일반 ETF는 최대 30%까지 편입이 가능하다. 동일 종목 비중이 주가 상승 등으로 한도를 초과할 경우 일부 현물을 선물로 대체하는 방식도 활용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우회적 비중 확대 방식으로 보고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SK스퀘어는 전형적인 SK하이닉스 간접 투자 수단”이라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코스피 내 비중이 워낙 커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 종목 비중 확대 자체가 사실상 한국 시장 익스포저 확대와 유사하게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닉스는 코스피 내 높은 비중으로 인해 펀더멘털 대비 리레이팅 속도가 상대적으로 제한되는 반면, SK스퀘어는 시가총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하이닉스 지분가치 상승에 대한 간접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SK스퀘어를 SK하이닉스 지분을 할인된 가격에 보유한 지주사로 분류하며 관련 분석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 중심으로 활용되던 지주사 할인 및 순자산가치(NAV) 할인 논리가 해외 리테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지수가 올 상반기 8500까지 오르고 강세장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연말에는 1만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관심(focus) 목록에는 SK스퀘어와 NC를 추가했다.

    증권가에선 SK스퀘어의 NAV 할인율 축소 폭이 다른 지주사 대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배경으로 반도체 중심 자산 구조를 꼽고 있다.

    일반 지주사들은 다양한 사업군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특정 산업의 호황 효과가 일부 희석되는 반면, SK스퀘어는 자산 대부분이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자산에 집중돼 있어 업황 개선 효과를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해외 행동주의 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은 SK스퀘어를 단순 지주사보다 ‘할인된 하이닉스 투자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의존도가 높은 만큼 반도체 업황 변화에 따른 변동성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된다. 결국 주가 흐름이 반도체 업황과 하이닉스 주가에 크게 연동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양사 주가 상관관계가 98% 수준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는 형태상 지주사이지만 일반적인 그룹 지주사들과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며 “통상 지주사들은 브랜드 로열티나 다양한 자회사 배당 등 안정적인 사업 소득원을 갖고 있지만, SK스퀘어는 사실상 SK하이닉스 배당이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어 하이닉스 실적과 업황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지주사들은 다양한 사업군과 캐시카우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특정 업황 영향이 일부 분산되지만, SK스퀘어는 자산 대부분이 반도체와 연결돼 있는 만큼 업황에 따른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회사 자체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반도체 중심 투자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이 장기 과제로 거론된다. 해외 행동주의 펀드와 일부 투자자들의 주주관여 활동 이후 회사의 주주환원 개선 압박이 높아졌는데, 최근 주가 상승으로 회사 측과 일부 해외 투자자 간 긴장감도 다소 완화된 상태로 전해진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는 SK스퀘어를 사실상 SK하이닉스 프록시 성격의 종목으로 보고 있는데, 기관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비중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반도체 익스포저를 확대할 수 있는 대체 투자처 역할을 하고 있다”며 “SK스퀘어 주가 상승은 결국 하이닉스 지분가치 재평가 흐름과 같이 가는 측면이 있어 반도체에 대한 시장 전망과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 상승 속도가 가파른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주식 가격 자체가 시장의 판단이기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