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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이 약 1조원을 투입해 두나무 4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두나무의 네이버파이낸셜 합병 추진과 맞물려 하나금융–네이버–두나무 간 전략적 연대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은행·플랫폼·거래소를 연결하는 사실상 '1위' 연합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한은행 등 경쟁사가 주도하는 은행권 연합은 아직 지지부진하고, 카카오는 그룹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보다는 인공지능(AI)에 더 주력하는 모양새인 까닭이다.
15일 하나금융은 자회사인 하나은행을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두나무 지분 6.55%(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는 하나은행 최근 자기자본 2.78%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거래로 두나무 4대 주주로 올라선다. 지난해 말 기준 두나무 최대주주는 송치형 회장(25.51%)이며 김형년 부회장(13.10%), 우리기술투자(7.20%) 순이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번 거래를 통해 두나무 4대 주주로 올라선 하나금융그룹의 향후 포지션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융그룹 입장에서도 약 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단순 재무적 투자(FI)보다는 향후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사업 등을 염두에 둔 장기적 전략 파트너십 관점이 반영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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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으며, 현재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지연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공정위 추가 심사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관련 입법 불확실성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당초 올해 상반기 예정이었던 주식교환 일정은 오는 9월 말로 약 3개월 연기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양사가 이후 통합법인 상장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 측이 중장기적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을 네이버에 합병하는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하나금융은 사실상 네이버의 주요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 측이 공개한 합병비율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포괄적 주식교환 이후 하나은행의 합병법인 지분율은 약 5%대로 추정된다.
하나은행의 예상 지분율이 5% 수준인 만큼 단순 FI를 넘어 주요 주주로서 일정 영향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네이버와의 추가 합병까지 이어질 경우 금융그룹이 대형 IT 플랫폼 기업의 주요 주주가 되는 구조가 가능할지도 관심사로 꼽힌다.
가상자산에 ‘진심’인 하나금융…두나무와 예견된 동맹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 이후 하나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동맹 구도가 실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이 가상자산·블록체인 분야 경쟁력이 큰 두나무와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관련 연합 체계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향후 규제 환경 변화와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응 방향에 따라 동맹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은 금융권 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사업 추진에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 꼽혀왔다.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초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며 BNK금융그룹(부산·경남은행), iM금융그룹(iM뱅크),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JB금융그룹(광주·전북은행) 등 총 6개 금융사를 확보한 바 있다.
지방은행 중심으로 연합 전선을 구축하면서, 후발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한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두나무–네이버 연합과 협력할 가능성 역시 꾸준히 거론돼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로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암호화폐 거래소, 결제·플랫폼 사용처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과 실효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두나무 입장에서도 대형 금융사가 주요 주주로 합류하면서 경영 투명성과 제도권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두나무는 그간 하나은행과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왔다. 특히 이은형은 지난해 두나무 경영진과 해외에서 비공식 만남을 이어가는 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나금융그룹과 두나무가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도 이 부회장이 핵심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논의는 현재 제도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발행 주체 범위와 규제 체계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금융당국이 초기에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 방식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법안 처리 시점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방향성 자체는 제도권 편입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기존에도 두나무와 가상자산·디지털자산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며 “이번 지분 투자는 그 연장선상에서 전략적 관계를 한층 확대하는 차원이며, 현재 디지털금융 분야에서는 두나무와 가장 밀접하게 협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은 이번 투자와는 별개로 기존 계획대로 추진될 예정이며, 전략적 투자와 컨소시엄이 직접적으로 연결된 구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1조원 차익’·네이버와 불편한 동거 완화
이번 거래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분 10.6% 중에서 6.55%를 매각하면서 약 1조원의 투자 차익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발표하면서 카카오 측의 지분 처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두나무의 초기 투자자로서 이미 상당한 투자 성과를 거둔 만큼 추가 보유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던 반면, 네이버 측에서는 경쟁사인 카카오가 두나무 주요 주주로 남아 있는 구조가 추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양측의 이해관계와 향후 사업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금융그룹 측으로 지분이 넘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카카오그룹의 구조조정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앞서 3월 라인야후에 카카오게임즈 경영권을 넘기는 등 올해 들어 굵직한 자산 재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룹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함께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핵심 자산 매각과 투자 회수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2015년 약 33억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9.5%를 확보하며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후 두나무 기업가치가 급등하자 카카오는 보유 지분을 유지해왔고, 2022년 12월 해당 지분을 계열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이전했다.
당시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넘겨받은 지분은 10.58%(369만50주)로, 공시 기준 가액은 약 5780억원이었다. 카카오의 실질 취득원가는 약 931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단순 초기 투자금 기준으로 사실상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차익을 거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