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신세계·롯데쇼핑 조달 재개…유통채 투심도 살리는 백화점
입력 2026.05.18 07:00

신세계·롯데쇼핑, 최대 4000억원씩 회사채 발행
백화점 중심 실적 개선하자 회사채 시장 복귀
유통채 스프레드 반등 계기될까…수요예측 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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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잇달아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명품 소비 견인차를 확보한 백화점 업종의 경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판단 아래 선제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동안 위축됐던 유통업 크레딧 투자심리가 이번 발행을 계기로 회복 흐름을 보일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쏠린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AA)는 총 2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2년물 1000억원, 3년물 1500억원으로 구성했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요예측은 오는 21일, 발행은 29일 예정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다.

    롯데쇼핑도 뒤이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다. 롯데쇼핑은 2년물 500억원, 3년물 1500억원 등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역시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가능하다. 수요예측은 다음달 1일, 발행일은 10일이다.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등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공모 희망 금리는 두 곳 모두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 모두 실적 발표 직후 곧바로 발행 일정 확정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까지 유통업은 소비 경기 둔화와 온라인 중심 소비 구조 변화 영향으로 대표적인 비선호 업종으로 꼽혀왔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유통 계열사들은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미매각 부담을 의식해 조달 시점을 조정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는 평가다. 백화점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고, 비용 효율화 작업도 이어지면서 시장 기대 대비 양호한 실적 흐름이 확인되고 있어서다. 

    신세계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5% 늘었고, 순이익은 1454억원으로 88.5% 증가했다. 전체 영업이익 중 백화점 기여도가 약 71% 수준이며, 명품과 패션 판매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529억원으로 70.6% 늘었다. 마찬가지로 백화점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73%에 달했다. 대형 마트 등 필수 소비재 섹터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유통업종 내에서도 상반되는 분위기다.

    또 AA급 우량 회사채의 경우 기관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며 모집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 장기 투자기관들의 우량물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 대기업 발행물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요를 확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증권사 크레딧 연구원는 "예전처럼 유통업 자체를 일괄적으로 비선호 업종으로 보는 분위기는 다소 완화됐다"라며 "실적 변동성이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안정적인 대형 유통사 중심으로는 수요가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달은 차환 수요 대응과 선제적 유동성 확보 목적이 병행됐다는 설명이다. 연내 회사채 만기 도래액을 살펴보면 신세계는 오는 6월 2200억원, 10월 1100억원, 롯데쇼핑은 오는 7월 1200억원, 8월 700억원 등의 순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행 결과가 향후 유통채 전반의 스프레드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양호한 주문 확보에 성공할 경우 그간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기관 자금이 다시 유통업 크레딧으로 유입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