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사들, HMM 매각 재개 채비…후보군 사전 접촉 움직임도
입력 2026.05.18 07:00

매각 선결 과제던 부산 이전 확정
시총 18조 대어, 자문·인수금융 선점 경쟁 주목
하림·동원 등 유력 원매자와 접점 만들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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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HMM 매각의 선결 과제로 꼽혔던 본사 부산 이전 절차가 확정되면서 투자은행(IB)업계가 매각 재개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거래 규모가 상당한 만큼 유력 인수 후보군과 선제적으로 접점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IB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 IB 등은 과거 HMM 인수전에 참여했거나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기업들과의 접점을 확인하고 있다. 거래가 공식화되기 전 자문, 인수금융 등에서 선제적으로 포지션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임원은 "필요하다면 계열사 네트워크까지 동원해서라도 주요 원매자와 접점을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다"며 "딜이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부산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만큼 사전에 교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금융기관은 일찍이 하림·동원 등 과거 후보군과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 산업은행은 HMM 매각을 시도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그룹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본사 부산 이전을 우선 과제로 두면서 매각 논의는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최근 들어 HMM 노사가 전격적으로 부산 이전에 합의하면서 매각 재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HMM은 지난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산업은행이 매각 절차를 단기간에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 산업은행 주도로 석유화학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고, 최근에는 KDB생명 매각 절차도 다시 추진되고 있다. HMM 민영화를 장기간 미루기는 어렵지만 여러 대형 현안을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평가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IB업계의 움직임 역시 향후 절차 재개에 대비한 선제적 네트워크 점검에 가깝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각각 HMM 지분 35.42%, 35.08%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회사의 시가총액은 18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양측의 단순 지분가치만 각각 6조원대에 달한다. 자문사 입장에서는 조 단위 거래를 참여하며 상당한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HMM은 거래 규모나 상징성을 감안하면 준비가 되면 무조건 해야 하는 딜"이라며 "아직 공식 절차가 재개된 것은 아니지만 대형 회계법인과 IB들은 모두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잠재적 인수 후보군은 동원그룹, 포스코그룹 등이다. 여기에 지난 인수전에 참여했던 하림, LX그룹, SM그룹 등도 꼽힌다. 당시 본입찰은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그룹, LX그룹의 3파전으로 치러졌다.

    최근에는 동원그룹의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원은 직전 인수전에서 하림·JKL 컨소시엄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고배를 마셨다. 공식적으로 재도전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미국 참치캔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가치 산정을 진행한 것도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포스코그룹 역시 잠재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HMM 인수가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인화 회장이 전략적 관점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그룹 내에서는 대규모 자금 소요와 기존 투자 계획을 감안해 신중론도 제기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