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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TPG(텍사스퍼시픽그룹)가 국내 IPO 난항 속 투자 9년 차에 접어들며 미국 ADR 상장과 지분 매각 등 엑시트 방안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볼트온 인수 등 다양한 전략도 검토해온 가운데, 최근 다시 시장에 나온 롯데렌탈·배달의민족 거래 참여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PG는 미국 ADR 상장과 지분 매각 등 다양한 투자금 회수 방안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미국 ADR 상장을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모건스탠리, UBS 등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미국 기준에 맞는 재무 정보 정비를 위해 딜로이트안진을 통한 감사 작업도 진행 중이다. 관련 절차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아닌 TPG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TPG는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약 63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 후 약 9년이 지난 만큼 엑시트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당시 투자 조건에는 2022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몰아주기, 분식회계 의혹 등이 불거지며 IPO가 무산됐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 기조까지 강화되면서 국내 증시 상장 가능성도 낮아진 상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TPG가 미국 ADR 상장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투자 기간이 워낙 길어진 만큼 이제는 엑시트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TPG는 여러 차례 카카오모빌리티 엑시트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2022년에는 MBK파트너스가 카카오와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인수를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2024년부터는 VIG파트너스 등을 대상으로 투자자 교체 작업을 추진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당시 기업가치 등을 두고 3대 주주인 칼라일과도 의견 조율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글로벌 승차공유 기업 우버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우버는 현재 매물로 나온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카카오모빌리티를 동시에 검토하며 한국 내 생활 플랫폼 시장 확장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글로벌 PEF와 전략적투자자(SI)들이 관련 딜을 검토하고 있지만, 규제 부담이 큰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기조도 엄격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높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뿐 아니라 거래 구조 자체의 난도가 높은 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TPG가 향후 한국 시장 내 다른 플랫폼·모빌리티 딜 기회도 함께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TPG는 태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케이조선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최근 시장에 나온 배달의민족 딜 역시 규모가 있는만큼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롯데렌탈 거래 무산 이후 TPG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달 18일 롯데그룹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 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 끝에 최종 무산됐다. 양측은 지난해 약 1조5700억원 규모로 체결했던 주식매매계약(SPA)을 상호 합의로 해제했다.
앞서 TPG는 볼트온 전략 차원에서 롯데렌탈 인수를 검토하며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시너지 가능성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공정위의 불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TPG와 EQT 등 대형 PEF들이 새로운 잠재 원매자로 함께 언급됐으며, 롯데그룹도 일부 원매자들과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TPG는 최근 국내에서 신규 딜 움직임이 많지 않았다. 현재 주요 잔여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 등이 꼽힌다. 지난해에는 화장품 용기 업체 삼화를 KKR에 약 8000억원에 매각했으며, 연말에는 윤신원 부대표가 글로벌 펌 파트너로 승진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롯데렌탈을 활용한 볼트온 전략 의미는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롯데렌탈 자체만으로도 국내 렌터카 시장 내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검토 매력이 있는 딜이라는 평가다.
다만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의 롯데렌탈 재매각 의지가 이전보다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어피너티와 거래 당시 형성된 가격 눈높이가 높은 데다 이를 수용할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롯데그룹은 한때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산 매각에 적극 나섰지만, 현재로선 무리하게 서두를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사 사장은 “현재 롯데그룹 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고, 자구계획을 내놨지만 모든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 만큼 (그룹에서) 무리하게 자산을 매각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