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문턱서 표류하는 네이버·미래에셋 가상자산 전략
입력 2026.05.21 07:00

네이버·두나무, 추가 자료 제출 예정
특금법 시행 전 공정위 승인이 목표
미래에셋도 금가분리 논란에 장기화
공정위 판단 시점과 결과에 쏠린 눈

  • 가상자산 산업을 둘러싼 핀테크·금융권의 기업결합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지연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 모두 공정위의 자료 보완 요구가 이어지며 일정이 늦어지는 모습이다.

    20일 M&A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6월 첫째 주 공정위에 추가 보완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양측은 심사 통과를 위해 막바지 자료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보완자료 제출을 마지막으로 공정위 심사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있다. 보완안을 검토 및 심사한 후 결론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말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공정위의 자료 보완 요구가 반복되며 심사 일정이 지연돼 왔다. 이에 양사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기존 5월 22일에서 8월 18일로 약 3개월 미뤘다. 국내 대표 핀테크 사업자와 가상자산거래소 간 결합인 만큼 공정위가 들여다볼 쟁점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두 회사로서는 일정이 빠듯하다. 오는 8월 20일부터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주주가 과거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에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을 경우 사업 영위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네이버로서는 두나무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양측은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모두 주주총회 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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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공정위 심사가 길어지는 것은 두나무만의 예외적 상황은 아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 역시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보완명령을 받았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올해 2월 코빗 지분 92.06%를 1335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인수 주체로 금융회사가 아닌 미래에셋컨설팅을 내세웠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금가분리 이슈를 감안한 구조라는 해석이 나왔다. 공정위는 지난 3월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지분 취득 건과 관련해 증권사 10여 곳을 대상으로 의견 조회를 진행했다. 일부 증권사들도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지분 취득이 금가분리 기조를 우회하는 구조라는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현재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의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보유가 금가분리 원칙을 우회하는 구조로 볼 수 있는지를 주요 쟁점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결합 심사가 장기화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대형 거래일수록 경쟁제한성, 시장 영향, 사업계획 등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다만 국내 가상자산 사업이 아직 후발주자인 만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결합 필요성이 커졌단 점에서 공정위 판단의 시점과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상자산거래소의 기업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두나무는 높은 현금창출력을 갖춘 알짜 사업자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거래소 사업의 변동성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주요 거래소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거래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빗썸은 330억원 흑자에서 869억원 적자로 전환했고, 코인원과 코빗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