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파국은 막은 삼성전자 노사…노조 찬성·사이클 지속성이 관건
입력 2026.05.21 09:38

영업익 10.5% 특별성과급 신설…상한선도 없애
DS부문 인당 4억~6억대 이상 성과급 확보했단 평
자사주 지급·성과 허들 등 사측 방어장치도 심겨
무제한 성과급 시대 열었지만 장기 업황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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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극적인 잠정 합의안에 도달했다.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 상한선이 없어지고 파격적인 보상이 약속됐지만 사측 역시 성과주의 원칙과 재무 건전성 방어 장치를 곳곳에 심어두며 노사가 핵심 쟁점을 맞교환한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조가 찬성할 경우 당분간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잠정적으로 봉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쟁사보다 지급 조건과 방식이 까다로워 결국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중장기 변수로 남게 될 전망이다. 

    20일 삼성전자 노사는 경기도 수원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번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반도체(DS) 부문에 대한 '특별경영성과급' 제도의 신설이다.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노사가 합의한 사업성과의 10.5%를 한도 없이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기로 했다. 

    막판까지 첨예하게 대립했던 재원 배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최종 조율됐다. 공통 조직의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결정됐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0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특별성과급 재원은 약 31조5000억원이 된다. DS부문 전체 7만8000명이 약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사업부에 분배되는 나머지 60%(약 18조9000억원)는 메모리와 DS 부문 내 공통조직이 1대0.7 비율로 받게 된다. 캐시카우인 메모리 사업부는 기존 OPI를 포함해 인당 평균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다. 공통 조직에도 약 2억7000만원이 추가로 돌아간다. 현재 업황을 고려하면 실제 지급액은 이를 훌쩍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나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의 적자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측의 입장도 반영됐다. 노사는 적자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차등 지급(페널티) 원칙을 수용하되, 적용 시점을 1년 유예해 2027년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하며 내부 위화감을 최소화했다. 

    합의안을 확정하기 위한 노조 찬반투표가 남은 상태다. 

    삼성전자 노조 공통투쟁본부는 조합원 대상 투쟁 지침을 통해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21일 예정된 총파업은 추후 별도 지침 시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이번 합의안이 경쟁사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체계와 결정적인 차이점을 보인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급 조건과 지급 방식의 차이를 두고 노조 내부에서도 찬반투표에 앞서 손가락을 꼽아보는 분위기가 관측된다. 

    DS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적용되는 장기 제도이지만, 초기 3년(2026년~2028년) 동안은 매해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을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후 7년(2029년~2035년) 동안은 매년 100조원을 넘겨야만 지급된다. 장기공급계약(LTA)이 늘어나는 등 변화를 감안하면 향후 3년간 연 200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기는 하나 단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고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성과급 전액을 자사주(세후 기준)로 지급하는 방식을 택한 것도 차이점이다. 지급한 주식 역시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각각 1년, 2년간 매각이 제한되는 보호예수(락업) 조항이 명시됐다.

    회사로선 재무 건전성을 지키면서 주주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더 건전하고 고도화한 방식을 이끌어낸 구조다. 대규모 성과급 지출로 인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임직원들이 회사 장기 성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화한 것이다. 

    노조 입장에선 장단기 득실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잠정 합의안 가결 여부나 향후 임직원들의 실질적인 만족도가 결국 현재 사이클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