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지분 늘리는 한화證…한화그룹 가상자산 투자 평가는?
입력 2026.05.21 11:36

한화 금융계열 가상자산 행보 속도
한화證 두나무·운용 비트마인 투자
투자 성과 엇갈려…향후 실익 관건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 금융계열의 가상자산 사업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디지털자산 인프라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 시선은 마냥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두나무 지분을 장외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한 데다, 한화자산운용의 가상자산 투자에서도 손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향후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약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지분율로는 3.9%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두나무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높아진다. 회사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 김형년 부회장에 이은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두나무가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기업결합을 공식화하자 시장에선 한화투자증권의 엑시트 가능성이 거론됐다. 회사는 2021년 2월 두나무 주식 206만9450주를 약 583억원에 처음 매입했다. 지분 가치가 크게 오른 만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오히려 추가 매수에 나서며 가상자산 사업에 대한 베팅을 키우게 됐다. 

    가상자산거래소는 단순 매매 중개 사업자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실물기반 토큰화자산(RWA), 토큰증권(STO), 수탁, 지갑 등 디지털 금융 인프라 사업자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두나무 지분을 늘려 플랫폼과의 연계 가능성을 키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화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한화 금융계열은 오래전부터 가상자산 사업을 들여다봐왔다. 한화생명은 김동원 사장을 중심으로 블록체인과 디지털 금융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웹3 인프라 전문 기업 크리서스와 국내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에 투자했고, 한화자산운용도 비트마인과 칸톤 스트래티직 홀딩스에 자금을 넣었다. 

    조직 개편도 같은 흐름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디지털혁신실을 디지털혁신부문으로 격상했고 한화자산운용 지난해 말 디지털에셋사업팀을 꾸렸다. 한화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 투자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초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에 1000억원, 칸톤 스트래티직 홀딩스(타리뮨)에 5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두 건 모두 자기 자본을 활용한 지분 투자였다.

    투자 이후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마인은 1월 10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거래일인 12일 31.13달러에서 최근 19.39달러로 하락했다. 하락률은 37.7% 수준이다. 칸톤 스트래티직 홀딩스 역시 2월 1일 계약 이후 거래일인 2월 3일 당시 5.48달러에서 최근 3.25달러로 떨어졌다. 하락률은 40.7%다. 불과 5개월 만에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손실 구간에 들어간 셈이다.

    이번 두나무 투자 역시 가격 부담이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두나무 장외 거래 가격은 31만원 안팎에서 형성돼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당 44만원 수준에 지분을 인수했다. 매도자 눈높이에 맞춰야 거래가 가능했겠지만 적지 않은 프리미엄을 얹은 거래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득을 본 거래라는 평가도 있다"며 "하나은행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 전량을 사지 않고 일부 물량을 남겼다. 하나은행에 별도 콜옵션도 없었기 때문에 제3의 인수자가 등장할 거란 관측이 있었는데 한화투자증권이 그 물량을 가져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먼저 대규모 지분을 가져가자 급하게 추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화투자증권은 자체 유동성으로 6000억원의 두나무 지분 투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기 자본 2조원이 조금 넘는 증권사가 현금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선도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들은 이전부터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았다"며 "두나무 초기 투자로 '잭팟'만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손실 본 투자 건들도 존재한다. 결국 관건은 향후 기존 사업과 연계해 어떤 비전과 서비스를 내보이냐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