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증권사가 초기 승기 잡을까...'상장 매매 편의성' 관건
입력 2026.05.21 14:35

상장 후 매매는 증권사만 가능…은행은 계좌 이전해야
금융위, 계좌 이전 가능하도록 금투협 규정 개정 추진
업계선 "배당 기대보다 세금 혜택 위주로 투자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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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정부가 오는 22일 국민성장펀드를 공식 출시하는 가운데 초반 판매 주도권을 둘러싼 증권사와 은행간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증권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품 조건은 동일하지만, 중간 매도를 고려한다면 증권사 계좌가 편리한 탓이다.

    은행, 증권사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22일 국민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국민성장펀드를 출시한다. 은행 10곳, 증권사 15곳이 판매를 앞두고 있으며 이날부터 전용계좌 가입 신청 또한 접수한다.

    출시 초반에는 증권사에 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성장펀드는 투자위험 1등급 상품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위험 상품에 해당한다. 상대적으로 위험 성향이 강한 주식 투자자층이 주요 수요처로 꼽힌다. 이들 상당수가 증권사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증권사 쪽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추후 매도 편의성을 고려해 증권사 계좌가 유리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5년 폐쇄형으로 원칙적으론 환매가 불가능하지만, 펀드 설정 후 한국거래소 상장이 예정됐다. 이후엔 장내 매도가 가능해진다.

    현행 규정상 은행은 펀드 등의 위탁매매가 불가능하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추후 계좌 이전을 통해 매도할 수 있도록 규정 개정을 검토 중이다. 은행의 계좌를 증권사로 이전해 매도하는 방식인데, 이 경우에도 은행 고객은 증권사 계좌로 이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 규정상 세제 혜택이 부여되는 상품은 복잡성이 있어서 판매사 이동을 못하게 되어있다"며 "국민성장펀드는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예외를 두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성장펀드를 판매하는 15개 증권사 어디로든 이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펀드 설정 후 90일 이내 상장할 예정이며 이전까지 규정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사와 은행 간 상품 자체의 차이는 없다. 수익률 구조나 운용 방식이 모두 동일하고 판매사별 수수료 차이도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 6000억원 한도로 선착순 판매가 예정된 만큼 초기에 증권사에 고객이 몰리더라도 순차적으로 한도가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선 수익률보단 세제 혜택을 노린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에 대해 기준 수익률을 명시하지 않았다. 자펀드 운용사에 적용되는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이 연 6% 수준으로 설정하긴 했지만,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담보하진 않는다.

    국민성장펀드는 3년 이상 보유 시 투자 금액에 따라 최대 40%의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투자 금액 ▲3000만원 이하 40% ▲3000만~5000만원 20% ▲5000만~7000만원 10%로 적용된다. 최대 18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한 셈이다.

    예를 들어 연봉 8000만원의 직장인이 국민성장펀드에 3000만원을 납입한다고 가정하면 12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과세표준 6000만원, 소득세율 24% 가정 시 최대 288만원의 세금을 아끼게 된다. 3년 보유 조건을 감안하면 투자 원금 대비 연 3.2%의 수익률이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셈이다.

    추후 배당소득이 발생할 경우 최대 2억원까지 9% 분리과세도 가능하다. 국민성장펀드는 연 1회 이상 배당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배당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고, 원금 손실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관제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건 운용에 대한 제약이 많았고, 비교적 단기 상품이었기 때문"이라며 "국민성장펀드는 기존보다 운용 문턱을 낮추고 5년 폐쇄형의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를 택했지만, 투자 대상의 특성상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간 배당을 기대하기보단 세금 혜택을 위주로 투자 금액을 결정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