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국내 공모 사실상 무산...미래證 판매 방식 ‘아직 안갯속’
입력 2026.05.22 07:00

스페이스X 6월 12일 상장 계획…투자설명서 곧 배포
미래에셋증권, 공모 배정 규모 아직 미확정
증권신고서 등 상장 일정 촉박... 사실상 공모 무산
사모방식은 ‘시리즈 펀드’ 논란…공모 회피 부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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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했지만 미래에셋증권의 국내 공모는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국내에서 공모를 진행하려면 증권신고서 제출과 투자설명서 배포 등 국내 발행공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상장 일정상 이를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공모가 아닌 사모 방식으로 국내 투자자를 모집하더라도 여러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12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주 안에 투자설명서를 공개하고, 다음달 4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11일 공모가를 확정한 후 12일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IPO에서 공모 물량 확보를 추진해왔다. 해외 공모주를 국내에서 일반 공모로 배정한 전례가 없어 시장의 관심도 컸다. IB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체 공모 물량의 약 6~7% 수준인 50억달러 안팎의 물량 확보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배정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2023년 스페이스X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한 초기 투자자다. 이후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 등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했고, 스페이스X가 올해 초 xAI를 인수합병하면서 관련 자산에 투자한 금액은 총 6000억원이 넘는다는 평가다. 이에 초기 투자 성과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페이스X 공모 물량을 국내 투자자에게 공급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였다.

    다만 스페이스X 상장까지 3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공모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정 물량이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데다, 국내 주식 공모를 위해선 증권신고서 제출과 투자설명서 배포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만 15거래일이 소요되는 만큼, 상장 일정에 맞춰 절차를 마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공모가 어려울 경우 남는 선택지는 사모 방식이다. 다만 사모는 49인이라는 투자자 수 제한이 있어 대규모 투자 수요를 소화하기 어렵다. 국내 투자자에게 폭넓게 물량을 공급하려면 동일한 기초자산을 담은 상품을 여러 회차로 나눠 파는 방식이 거론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해당 방식은 '공모 회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시리즈 펀드'로, 옵티머스·라임 사태 당시에도 대규모 자금을 여러 회차로 쪼개 모집하는 방식이 피해 확산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받은 바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49인 이상의 고객을 사모로 모집한다면, 시리즈 구조가 될 텐데, 시리즈 펀드는 오랜 기간 공모 회피성으로 지적받아 와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과 금융감독원은 국내 투자자에게 물량 배정 방식을 두고 긴밀히 협의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당국이 사전에 특정 구조가 가능하다고 밝힐 경우 사실상의 사전 승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협의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문 부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현안 브리핑을 열고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을 국내에서 판매하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히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판매할 것인지 의사결정을 못한 상태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불완전판매와 투자자 보호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언급된다. 공모와 사모 모두 제약이 큰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국내 투자자에게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이 마지막까지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