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동양생명 주식교환 순항할까…'의무공개매수' 입법 변수
입력 2026.05.22 07:00

동양생명 소액주주 집단행동…"대주주보다 20% 싸다" 반발
우리금융 "시가 기준 산정, 외부기관 평가방법도 적용"
KB금융은 프리미엄 얹었는데…'의무공개매수법' 추진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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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교환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동양생명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1700페이지에 달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정당성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국회의 '의무공개매수법' 추진 등으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오는 7월 주주총회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생명과의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뒤 재무지표가 개선됐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후 ABL생명과 합병이 이뤄지면 상위권 대형보험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교환가액 산정 과정 역시 공정한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되, 외부산정기관의 평가방법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독립된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검토를 거쳤다고 서술했다.

    동양생명의 소액주주 일부는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교환 조건이 불리하다며 교환비율을 재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지분율을 모으고, 소송을 위한 변호사 선임 및 관련 비용 모금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반대하는 건 대주주 지분 인수 당시 가격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주식 교환 비율을 동양생명 1주당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0.2521056주로 설정했다. 교환가액은 우리금융 3만4589원, 동양생명 8720원이다. 앞서 다자보험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땐 주당 1만562원으로 이보다 20%가량 비싸게 샀다.

    사실상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주식교환 안건의 부결로 이어지긴 어렵다. 가결 요건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의 의결권 지분이 78%인 점을 고려하면 안건 통과는 확실하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국회와 금융당국 등을 중심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논의되는 '의무공개매수법' 또한 우리금융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국회는 상장 폐지를 수반하는 기업 거래에 대해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거래에 직접 적용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소액주주 보호를 둘러싼 감독 당국의 심사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례도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KB금융그룹은 2017년 KB손해보험 잔여 지분 인수 과정에서 공개매수와 주식교환을 동시에 추진했다. 당시 공개매수 가격은 발표 전일 종가 대비 18% 높았다. 공개매수 종료 후엔 1주당 KB금융 보통주식 약 0.5728700주로 주식교환을 진행했다. 당시 소액주주 대부분이 공개매수에 응했다.

    다만 의무공개매수법은 경영권 인수 시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고, KB금융 또한 KB손보의 지분율이 40% 미만인 상황에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탓에 이미 동양생명의 경영권을 보유한 우리금융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단순 주가 비교보다는 시점에 따른 기업가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는 이번 교환가액이 과거 대주주 인수 당시보다 오히려 높게 산정됐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공개매수 대신 주식교환을 선택한 건 건전성 방어를 위한 포석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금융이 공개매수 방식을 택했을 경우 3500억~3600억원의 현금이 소요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때 CET1 비율은 0.15%포인트(p) 하락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보유 부동산 재평가 등을 통해 CET1 비율을 끌어올려야 할 만큼 자본비율 방어가 간절한 상황"이라며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공개매수를 진행할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식교환의 경우 우리금융은 소규모 주식교환으로 진행돼 주주총회 승인절차 없이 이사회 승인으로 갈음한다. 동양생명은 7월24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식교환일은 8월11일이며 동양생명 상장폐지일은 8월31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