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주관사단 새 판 짤까...증권가 촉각
입력 2026.05.26 07:00

기존 주관 계약 종료...재추진 때 새 계약 가능성
FI 분쟁·리파이낸싱 부담에 IPO 필요성 고조
신한·한국證, 지분담보 대출 참여로 새 후보군 부상
"대형 딜에 지주사 전환까지"…증권사 관심 지속

  •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재추진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면서 증권사들이 주관사단 재편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주관계약의 효력이 끝난 데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재무적투자자(FI) 대응 과정에 참여한 증권사들이 새롭게 접점을 만든 만큼 기존 주관사 구도가 그대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교보생명 IPO 재추진 여부와 주관사 선정 동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른 증권사가 교보생명과 미팅을 진행했는지, 기존 주관사단과 재계약 논의가 있었는지 등을 살피는 분위기다. 

    한 대형 증권사 ECM 담당 임원은 "교보생명은 IPO 재추진 가능성만 거론돼도 증권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딜"이라며 "어느 주관사가 교보생명과 접촉하고 있는지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IPO 필요성은 최근 들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회장과 FI 간 분쟁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EQT파트너스 등 잔여 FI 중심으로 압축된 가운데 풋옵션 가격 산정과 투자금 회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비상장 상태에서는 신 회장 측과 FI 측이 교보생명 지분가치를 두고 각기 다른 가격을 주장할 수밖에 없어, IPO를 통해 시장가격을 형성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 측의 대규모 차입도 IPO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신 회장은 최근 교보생명 지분을 담보로 한 대규모 리파이낸싱을 진행했다. 차입 규모가 커지고 상환 부담도 남아 있는 만큼, 자금 확보와 담보가치 재평가 측면에서 IPO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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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015년, 2019년, 2021년 세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모두 결실을 맺지 못했다. 2015년 첫 시도는 시장 여건 악화 등으로 무산됐고, 2019년에는 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과 주주 간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2021년 12월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이듬해 7월 거래소가 미승인을 통보하며 또다시 상장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교보생명은 두 번째 IPO를 추진하면서 2018년 8월 크레디트스위스(CS)와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2019년 1월에는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을 공동주관사로 추가 선정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해당 주관사들과의 계약은 이미 종료됐다. 통상 IPO 주관계약은 3년 안팎으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다. 교보생명이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추진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만큼, IPO를 재추진할 경우 새 계약을 맺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을 재추진할 경우 기존 주관사와 다시 손잡는 경우가 많지만, 교보생명의 경우는 변수가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주관사 선정 이후 회사와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져서다. CS는 UBS에 인수됐고, 미래에셋증권·씨티글로벌마켓증권·JP모건·NH투자증권 모두 그간 담당 인력이 상당 부분 교체됐다. 

    이런 가운데 신 회장 측 자금 조달 과정에 참여한 증권사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신 회장 측이 추진한 9500억원 규모의 교보생명 지분담보 리파이낸싱을 대표주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어펄마캐피탈 보유 지분 5.33% 매입 당시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대출을 제공했다.

    다만 교보생명 IPO는 주관사 입장에서 부담도 큰 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FI 분쟁과 풋옵션 가치 산정, 신 회장 측 차입 구조, 지주사 전환 계획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공모가 산정과 투자자 설득 논리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공모가가 높게 산정되면 FI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낮게 산정되면 교보생명의 기업가치와 지주사 전환 명분에 흠집이 날 수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의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교보생명 IPO가 현실화하면 ECM 리그테이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고, 상장 이후 지주사 전환과 후속 자본조달, M&A 자문 등으로 관계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과거 주관사단이 있더라도 계약이 오래전에 끝났고, 그 사이 증권사 구도와 회사 상황이 모두 달라졌다”며 “IPO 재추진이 현실화하면 주관사 선정부터 시장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