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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 역량이 주요 경영 변수로 부상했다. 손해율 및 예실차(예상보험금과 실제보험금의 차이) 악화로 본업 수익성이 구조적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각 사의 자본 효율성 관리 전략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유 자산 규모 기준 대형 생보사 3곳(삼성, 교보, 한화)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2조5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9% 급증한 수준이다.
대형사는 투자손익을 끌어올려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올 1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투자손익을 2배, 4배 이상 끌어올리며 가파른 외형 성장세를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의 동반 성장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분기에만 1조원대 순익을 창출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몸값 상승에 힘입어 몸집을 크게 불렸다. 삼성생명은 전자로부터 수령한 약 1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과 정기배당금을 바탕으로 일반보험 투자손익을 전년 동기 대비 339.4% 늘렸다.
한화생명 역시 효율적인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과 함께 인공지능(AI)·태양광 등 대체투자 성과가 2년 만에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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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다만, 이와 같은 성장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다소 불안하다. 당국의 IFRS17(회계제도) 계리적 가정 규제 강화로 본업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거시경제 환경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투자손익으로 실적을 방어했기 때문이다. 금리 환경이 다시 비우호적으로 변하거나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언제든 수익성이 고꾸라질 수 있는 '천수답 구조'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1분기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 40.1% 감소하며 수익성 창출의 펀더멘털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더해 상장사인 삼성·한화생명의 순익 규모 증가는 역설적으로 시장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 투자 성과에 따라 자본은 비대해지는 반면, 수익 창출 역량이 안정적으로 자본 증가세를 뒷받침해 주지 못해 자본 효율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 비경상적 요인을 제외하면 ROE(자기자본이익률)가 4%대 초반 수준으로 업계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보유한 전자 지분 가치의 급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ROE 추가 하방 압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25배 수준인만큼, 최근 정치권과 정부를 중심으로 논의 중인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저PBR 기업 대상 밸류업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 자본 관리에 경고등이 켜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밸류에이션 회복을 위해서 신속한 주주환원의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삼성생명은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3월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약 1조2000억원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해, 초과 자본을 경상 이익과 동일한 비율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전자 지분 매각익은 유배당 계약자 이슈와도 맞물려 있는 상황인 만큼 사측이 명확한 주주환원 기준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삼성생명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주당배당금(DPS)을 경상이익 성장률 이상으로 확대하는 기존 기조 외에 추가 주주환원 여부는 올해 삼성전자 특별배당 규모를 파악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생명 역시 자산운용 수익으로 실적을 끌어올렸으나, 비대해진 자본 구조 속에서 ROE를 끌어올릴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달리 제도적 제약도 한화생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4년부터 해약환급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에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준비금은 매년 증가해, 올 1분기 기준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 내 적립금 비중은 60%가 넘는다.
한편, 대형사들이 불안한 축제를 즐기는 사이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 등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들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한꺼번에 감소하며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부담을 가중했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5%, 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의 투자손익은 128억원 적자전환했으며, KB라이프의 경우 47.2% 감소세를 보였다.
양사 모두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 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되며 투자손실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지주계 생보사들이 상대적으로 국공채와 특수채 중심의 보수적 자산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금리 상승기 상대적 손실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사는 주식 비중을 늘리고 국공채 비중은 20~30%대로 유지하는 반면,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의 국공채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운용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용자산의 여유가 있는 대형사의 경우 투자 범위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주 계열사의 경우 듀레이션 갭 관리 등 종합자산부채관리(ALM) 전략에 좀 더 집중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본업의 구조적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대형사든 금융지주 계열사든 향후 생보업계의 생존과 향방은 '투자손익' 관리 역량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및 사업비 예실차 가이드라인이 2분기 결산부터 적용되고,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수수료 제한 정책이 시행되면 신계약 유치 경쟁을 통한 보험손익의 차별화는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정교한 ALM 전략을 기반으로 부채 및 투자 포트폴리오의 유기적 전환을 바탕으로 수익 침체기를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