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ETF 개시發 반도체 랠리에 코스피 장중 8450까지 급등
입력 2026.05.27 10:01

마이크론 19%·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5%대 급등에 삼전·하닉 랠리
삼전·하닉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첫 거래…코스닥은 2%대 하락 '온도차'

  • 코스피가 장중 5% 넘게 급등하며 8450선을 터치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이 19% 넘게 오르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대 급등하면서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상승세가 집중됐다. 이날 국내 첫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를 시작한 점도 반도체 대형주의 수급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오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0포인트 이상 오르며 838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8242.12에 출발한 뒤 장중 한때 8450.26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장 초반 7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고 기관도 2400억원 이상 순매수 중이다. 반면 개인은 순매도세다. 최근 고점 구간에서 차익실현에 나섰던 외국인이 미국 반도체주 급등 이후 국내 대형 반도체주를 다시 사들이는 흐름이다.

    사실상 이날 지수 급등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6% 넘게 오르며 31만7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9% 넘게 급등한 224만1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SK스퀘어도 10% 넘게 올랐고 삼성전자우와 삼성전기 역시 5%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반도체 외 대형주 흐름은 엇갈린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은 4% 넘게 오르고 있으나 현대차는 1% 후반대 하락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두산에너빌리티도 약보합세다. 코스피 급등이 시장 전반의 동반 상승이라기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랠리에 가깝다는 의미다.

    국내 반도체주 강세는 간밤 미국 시장 흐름과 맞닿아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3% 하락했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61%, 1.19%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53% 급등했다.

    마이크론은 19.29% 폭등하며 반도체주 상승을 주도했다. UBS가 AI 기반 메모리 수요 확대와 장기 공급계약 증가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대폭 상향한 영향이다. AI 투자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기 민감도를 낮추고 장기 이익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국내 반도체주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MSCI 한국지수 ETF도 10.23% 급등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 강세는 선반영됐다. SK하이닉스 해외예탁증서(DR)는 간밤 10% 넘게 올랐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가 재차 부각되며 국내 개장 전부터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수 기대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날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수급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16종이 이날 동시에 상장됐다. 지난 25일까지 금융투자협회 사전교육 이수자가 13만명을 넘어서며 상품 출시 전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전일 미국 반도체주가 급등한 직후 거래가 시작된 만큼 레버리지 상품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대형주 두 종목으로 자금이 쏠릴 경우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반면 코스닥은 약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 가까이 하락하며 114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개인이 24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세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알테오젠은 오르고 있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성엔지니어링, 리노공업, 이오테크닉스 등 로봇·반도체 장비주는 약세다. 대형 반도체주로 수급이 몰리는 과정에서 코스닥 성장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이다.

    지정학적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가능성이 부각되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48%대로 내려왔고 WTI는 배럴당 93달러대로 하락했다. 다만 미국의 이란 남부 지역 공습 소식이 이어지면서 브렌트유는 99달러대로 반등했다. 달러인덱스는 99선 부근에서 움직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원 오른 1506.7원에 개장했다. 전쟁 리스크의 정점 통과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되살리고 있지만, 유가와 환율 부담까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장 초반 강한 상승 출발 이후 매물 소화 과정을 보일 것"이라며 "마이크론이 경기 순환성 산업에서 벗어나 장기 고수익 구조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관련 종목들의 투자심리 개선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