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연내 동양생명의 완전자회사화를 선언한 가운데 첫걸음부터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심사 기조를 고려해 역대 최장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정정요구를 피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애초 계획했던 스케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동양생명과의 주식교환을 위한 절차는 일시 중단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14일 해당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1800쪽에 육박하는 분량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국의 엄격해진 문턱을 의식해 교환가액 산출 근거와 사업 현황 등을 상세히 담았지만, 정정 요구를 피할 수 없었다.
최근 금감원의 행보를 고려할 때 이번 정정 요구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소액주주 보호가 강조되면서 대형 딜의 신고서들이 줄줄이 반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형식 요건을 보완하기 위한 기계적인 정정 요구로 해석하기도 한다.
문제는 기계적인 제동이라 할지라도 반복될 경우 시간적 비용이 커진다는 점이다. 앞서 이마트·신세계푸드의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관련 일정이 한 달가량 연기됐다. 최근 공시한 3번째 증권신고서에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29.6% 높였다.
우리금융은 연내 동양생명의 완전 자회사화를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주식교환을 위한 동양생명 주주총회 및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7월24일로 예정됐다. 정정안 작성과 재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향후 일정의 유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동양생명 소액주주들이 교환비율 등에 반발하고 있어 당국의 심사가 더욱 까다롭게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은 대주주보다 낮은 가격에 교환 비율이 책정되면서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한다.
우리금융은 주식 교환 비율을 동양생명 1주당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0.2521056주로 설정했다. 교환가액은 우리금융 3만4589원, 동양생명 8720원이다. 주식매수청구권 사용 시 매수가격은 주당 8505원이다. 앞서 다자보험에게는 이보다 약 2000원 비싼 주당 1만562원에 지분을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이마트처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등을 자발적으로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 우리금융의 자금 부담 및 자본비율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금융 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그간 사례에 비춰보면 금감원이 소액주주의 피해 가능성을 지적했을 수 있다"며 "교환비율이나 매수청구권 가격을 높인다 하더라도 우리금융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질 것이고, 일정이 어느정도 지연되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동양생명의 경우 교환비율의 기준이 되는 시가가 낮은데, 대주주는 프리미엄까지 붙은 상황이라 반발이 나오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정 대상 및 내용은 공시 전 공개하기 어렵다"며 "정정공시는 3개월 내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