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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첫날부터 코스피의 '비대칭'을 가속화시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해당 상품에 수급이 몰리며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 장세를 부각시킨 것이다.
코스피는 이날 2% 넘게 급등했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80개에 못 미쳤고, 하락 종목은 820개를 웃돌았다. 지수만 놓고 보면 강한 상승장이지만, 실제 거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및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둔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되며 위태로운 모습이었다는 분석이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증권(ETN)이 상장됐다. 총 18종 상품의 초기 설정액은 ETF 신탁원본액과 ETN 발행원본액을 합쳐 4조3227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국내외 ETF 간 규제 비대칭으로 해외 상품에 쏠리던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취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했다. 그간 국내 투자자들은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 등을 거래해왔다. 상품 출시를 앞두고 관련 사전교육 수료자가 13만명을 넘어설 만큼 투자자 관심도 높았다.
상장 첫날 시장에서 가장 먼저 두드러진 것은 반도체 대형주와 관련 상품으로의 거래 집중이었다. 오후 장중 거래대금 상위 종목 1위와 2위는 각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이날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4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9위에 이름을 올렸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거래대금 상위 목록 대다수가 반도체 대형주와 관련 ETF로 채워진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장중 9% 넘게 오르며 220만원선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도 2% 안팎 상승하며 30만원 후반대에서 거래됐다. 두 종목의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도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시장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한 것은 아니었다.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10배 넘게 많은 상황에서도 지수가 급등한 것은 시가총액 최상위권인 반도체주가 지수 흐름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미 변동성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 코스피 랠리에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레버리지 상품이 더해지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기 위해 매일 목표 익스포저를 재조정해야 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매수 수요가, 가격이 떨어지면 노출을 줄이기 위한 매도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 움직임이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 수요를 부르고, 해당 매매가 다시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여러 운용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동일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을 동시에 내놨다. 상품마다 현물·선물 활용 비중과 설정·환매 방식은 다르지만, 시장이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일 경우 운용사별 재조정 수요가 같은 방향으로 겹칠 가능성은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래대금이 풍부한 대형주라고 해도, 지수 움직임이 이미 두 종목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는 장 마감 무렵 관련 매매가 몰릴 경우 종가 변동성과 지수 편중 현상이 함께 커질 수 있다"며 "최근 외국인 매도는 코스피 지수 급등으로 인해 한국 투자 비중이 높아진 외국인들의 기계적 매도의 비중이 높은만큼, 반도체 대장주를 제외한 다른 산업군의 수급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의 배경은 '해외로 이동하던 투자 수요를 국내 증시로 되돌리겠다'는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장 첫날 시장에서는 국내 투자 인프라 확대와 이에 따른 국내 증시 전반적 자금 확산이라기보단,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었다는 분석이다. 향후 반도체 대장주가 코스피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구조가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상장 첫날 장중 흐름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이나 코스피 변동성 확대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미 두 종목을 중심으로 지수 쏠림이 심화한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품 거래까지 빠르게 늘면,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수급 편중이 증시 전반의 변동성을 한층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