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로 모이는 네이버·하나금융·삼성·한화…연합보단 경쟁 '동상이몽'
입력 2026.05.28 15:14

삼성 3사, 두나무 지분 139만주 6128억원에 인수
하나·삼성·한화로 얽히는 디지털자산 합종연횡
스테이블코인 협력 속 주도권 경쟁 가능성 부상

  • 삼성금융 계열사들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투자에 본격 합류했다. 하나금융과 한화에 이어 삼성까지 두나무 지분 투자에 나서면서 네이버·하나금융·삼성·한화 등 주요 금융·플랫폼 그룹들이 디지털자산 생태계 안에서 복잡하게 얽히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흐름 속에서 금융사들이 두나무를 매개로 거래·결제·지갑(월렛) 등 디지털자산 유통 인프라 선점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각 금융그룹이 자체 플랫폼과 사업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완전히 이해관계가 일치한 ‘연합 체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향후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경우 협력 관계가 강화될 가능성과 함께, 플랫폼·유통 주도권을 둘러싼 금융사 간 경쟁 구도 역시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테이블코인 유통 선점 포석”…금융사들, 두나무 중심 연합 강화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삼성SDS, 삼성카드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두나무 지분 139만주(약 4%)를 총 6128억원에 신규 취득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삼성그룹이 네이버파이낸셜 약 3%대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초 삼성 측이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인수에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국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 필요성과 스테이블코인 대응 전략 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삼성 계열 금융·IT 플랫폼 전반과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번 거래에서 인정된 두나무 기업가치는 약 15조3200억원 수준이다. 앞서 하나금융이 투자 당시 적용받은 기준가와 동일한 수준이며,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산정된 가치와도 큰 차이가 없다.

    업계에서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 부진으로 두나무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78%가량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유통 인프라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기업가치 역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금융사들의 두나무 투자 확대를 두고 향후 스테이블코인 ‘유통’ 시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직접 발행 경쟁보다는 실제 거래·결제·지갑(월렛) 등 사용자 접점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의미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은 발행과 유통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은행권과 플랫폼 사업자, 핀테크 업체들이 각각 역할을 나눠 참여하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 역시 향후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포괄적 주식교환 이후 약 6%대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금융권 플레이어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하나·삼성·미래에셋·한화 등 주요 금융그룹들이 두나무를 매개로 디지털자산 생태계 내 연결고리를 확대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금융 계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두나무 지분 136만1050주(3.9%)를 약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두나무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높아지며, 송치형 두나무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에 이은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시장에서는 한화 역시 스테이블코인 유통망과 사용자 접점 확보 측면에서 두나무와의 전략적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RWA(실물기반자산 토큰화), STO(토큰증권), 수탁·지갑 등 디지털 금융 인프라 사업으로까지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월렛·모니모 연계 가능성…“삼성식 디지털금융 실험”

    업계에서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경우 실제 유통망과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사업자가 핵심 경쟁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사들이 두나무와 손잡는 배경 역시 업비트 이용자 기반과 거래 인프라, 디지털자산 플랫폼 영향력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거래를 계기로 두나무를 중심으로 한 금융권 디지털자산 연합 구도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앞서 두나무 투자에 참여하며 향후 포괄적 주식교환 이후 약 5% 수준의 주요 주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약 6%대, 한화투자증권이 약 4%대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금융권 중심의 ‘코인 연합’ 형태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보유한 모바일·금융 플랫폼과 두나무 간 시너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갤럭시 기기의 ‘삼성 월렛’을 중심으로 결제와 디지털자산 기능을 통합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서비스가 모바일 결제 생태계에 편입될 경우 두나무와의 협업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가 주목받고 있다. 모니모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주요 금융 계열사 서비스가 집결돼 있다. 투자·보험·카드·연금·대출 등 기능 역시 계열사 기준이 아닌 상품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서비스와 결합하기에 유리한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송금·자산관리 서비스가 본격화할 경우 삼성 월렛과 모니모가 핵심 접점 역할을 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삼성 입장에서는 금융 계열사와 모바일 플랫폼, IT 인프라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금융사 대비 확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함께 두나무로 향한 금융사들…같은 배 다른 셈법

    업계에서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본격화할 경우 금융사와 플랫폼 사업자 간 합종연횡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형성되고 있는 구도를 완전히 이해관계가 일치한 ‘연합 체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하나금융·삼성·한화 등 주요 금융그룹들이 모두 두나무를 매개로 연결되고 있지만, 각 사가 보유한 플랫폼과 사업 전략이 서로 다른 만큼 향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삼성은 삼성월렛과 모니모를 중심으로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는 최근 KB금융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하나금융과 삼성 간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 역시 두나무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탁·거래·유통 등 핵심 사업 영역에서 한화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역할이 일부 겹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 배에 탄 거대 주주들이 향후 주도권을 놓고 안에서 제 살 깎아 먹기식 싸움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결코 긍정적으로만 볼 이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 잔여 지분 중 139만주를 삼성 계열사들에 매각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단순 초기 투자금 기준 사실상 5000억원에 육박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으며 현재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예정됐던 주식교환 일정은 오는 9월 말로 약 3개월 연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