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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CB)·교환사채(E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발행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는 점점 약해지고, 대신 투자자에게 청약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 사실상 시장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자닌 투자 수요는 점점 커지는데, 투자할만한 메자닌 발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발생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전처럼 시장이 꺾일 경우 부메랑으로 돌아올 거란 우려도 적지 않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기업으로부터 받는 메자닌 발행 수수료가 사실상 ‘제로(0)’ 수준까지 낮아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수수료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긴 했지만, 최근 들어 경쟁이 과열되며 발행사 수수료를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더욱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메자닌 시장에선 발행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 딜이 대부분”이라며 “과거에는 발행사로부터 50~100bp(bp=0.01%) 수준의 수수료를 받았지만, 3~4년 전부터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졌고 최근에는 투자자에게 받는 약 100bp 수준의 청약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2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발행한 약 5000억원 규모의 CB가 꼽힌다. 해달 딜은 NH투자증권이 단독 대표 주관을 맡았는데 발행사로부터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KAI 딜은 워낙 투자 수요가 강해 기관투자자들이 수수료를 더 내서라도 들어가고 싶어했던 거래”라며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상당 물량을 자체 북(Book)으로 담고 일부만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셀다운(재매각)했다. 발행사 수수료를 포기하더라도 투자자 세일즈나 자체 운용 측면에서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요즘 메자닌 시장은 협상력 싸움”이라며 “시장에 돈은 많고 증권사들은 딜을 따오려고 경쟁하다 보니 발행사 입장에서는 굳이 수수료를 줄 이유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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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실제 최근 메자닌 발행 시장에서는 발행사로부터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은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4월 CB와 전환우선주(CPS)를 합쳐 약 700억원을 조달한 큐로셀은 증권사에 별도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지난해 9월 발행된 DB하이텍의 1300억원 규모 사모 EB 역시 유사한 구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메자닌 수수료 구조 변화는 최근 3~4년 사이 본격화됐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운용역은 “투자자에게 청약 수수료 명목으로 1% 정도를 받는 구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면서도 “최근에는 발행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과거 대비 눈에 띄게 줄었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발행사와 투자자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사실상 투자자 수수료에 더 의존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메자닌 시장의 강한 투자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강세로 메자닌 셀다운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데다, ICS 등 크레딧 투자 큰손들까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실상 ‘발행사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메자닌은 원금이 어느 정도 방어되는 주식 같은 상품이라 기관 선호가 강하다”며 “IMM크레딧솔루션(ICS) 같은 크레딧 투자 하우스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처럼 주가 흐름이 좋고 셀다운이 잘 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시장이 꺾일 경우 증권사가 물량 부담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천보 메자닌 딜의 경우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셀다운에 어려움을 겪으며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메자닌 시장 호황 속에서 증권사들의 역할은 커졌지만, 정작 수익 구조는 과거보다 얇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발행사 수수료 경쟁이 과열되면서 메자닌 주관 업무 자체가 ‘박리다매’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