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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축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PF 대출채권 기반 유동화증권 금리가 일반 건설채보다 낮아지면서다. 증권사들의 신용보강까지 겹치면서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선 "굳이 회사채를 찍을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1일~5월22일) 발행된 PF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 규모는 약 80조원으로 집계됐다. PF 유동화 시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위축됐던 2022~2023년을 지나 지난해부터 다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PF 대출채권 유동화증권 발행액은 2022년 214조원에서 2023년 197조원, 2024년 164조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다시 196조원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반등을 넘어 조달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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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특히 증권사들의 신용보강 참여가 늘어난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동안 급격히 위축됐던 PF 신용공여가 지난해부터 사실상 2021년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평가다. 부동산 PF 시장이 일부 정상화된 데다,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 간 수수료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형 건설사 딜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건설사가 PF 유동화를 추진해도 증권사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했지만, 최근에는 우량 건설사 사업장 중심으로 신용공여 경쟁이 다시 붙고 있다"며 "딜을 따내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고 보강 구조도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PF ABSTB 유통금리도 하락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23년 12월 기준 A1 등급 금리는 4.6%, A2+는 6.4%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각각 3.5%, 4.1% 수준까지 내려왔다. 즉, 신용보강만 적절히 붙이면 사실상 A1급 금리로 조달이 가능해진다.
통상 A~A+급 신용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메리트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는 개별 건설사의 업황, 미분양 익스포저, PF 우발채무 등을 기관투자자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하지만, 유동화 구조에서는 사업장 단위로 리스크를 분리할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자금 조달 절차가 더 효율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모채는 수요예측과 기관 마케팅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시장 변동성에도 직접 노출된다. 반면 PF 유동화는 특정 사업장 현금흐름과 신용보강 구조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일부 건설사들은 공사대금채권 유동화에도 성공했다. 롯데건설은 이달 초 준공이 임박한 사업장의 공사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S를 발행해 3000억원을 조달했다. 회사의 자체 신용등급인 A등급보다 세 단계 높은 AAA등급을 부여받으며 일반 회사채나 CP 대비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했다.
전통적인 회사채 시장 내 건설사 존재감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올해 공모 회사채 발행을 마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정도에 그친다. 현대건설은 3300억원, SK에코플랜트는 3000억원 규모를 조달했다. 상위 10개 건설사의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가 1조4191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환 수요 자체도 크지 않은 편이다.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향후에도 공모채보다 구조화 조달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우량 사업장을 보유한 대형 건설사일수록 PF 유동화 시장 접근성이 더 좋아진다는 이유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신용공여를 다시 확대하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선 우량 건설사 딜을 확보해야 수익 기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