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 손 뗀 '단일종목 인버스' 출시한 한화·신한…'운용 리스크' 우려
입력 2026.06.04 07:00

한화·신한, '삼전·닉스' 곱버스 독점 상장…ETF 양강 구도 속 '틈새 전략'
초기 자금 쏠림에 현·선물 괴리 확대…인버스 '롤오버 비용' 가중 우려
반도체 상승 랠리 유의…'상한가 호가 잠김' 시 '인버스 헤지' 거래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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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형사와 중소형 운용사가 자본시장의 관심이 쏠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중소형사는 상위 운용사의 ETF 독점 판도를 견제하기 위해 '인버스 상품 승부수'를 던졌지만, 업계에서는 구조적 운용 리스크가 감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27일 각각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버스 ETF 상품을 출시했다. 국내 16개 단일종목 ETF 상품 중 인버스 상품을 출시한 곳은 두 운용사뿐이다.

    양사가 출시한 '인버스 2X(곱버스)' 상품은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의 역방향 2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각 사 주가 하락 구간에서 수익을 주가 하락폭의 2배로 추구하는 구조다.

    이번 단일종목 ETF 상장에서 각 운용사에 할당된 상품 슬롯은 사당 2개로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운용사가 금리 불확실성 등 매크로 변수를 고려하면서도 한정된 슬롯에 인버스 상품을 담지 않은 것은 합리적 선택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기존 레버리지·인버스 시장을 살펴보면 레버리지 자산은 15조원을 넘어서는 반면, 인버스 자산은 2조원 수준에 불과해 하방 상품은 성장에 명확한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KODEX(삼성)와 TIGER(미래에셋) 등 상위 운용사와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요했던 한화·신한 운용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대장주의 하방 상품을 독점 출시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사이클 산업으로 단기 변동성에 취약한 반도체 산업 투자의 위험을 상쇄할 '헤지 수단'을 두텁게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인버스 상품 운용의 '구조적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인버스 상품은 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내기 위해 주식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에 따라 인버스 ETF에 초기 자금이 급격하게 몰리는 경우 선물 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가격 왜곡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풍부한 유동성을 고려하면 자산 매칭 자체는 가능하나, 단일종목 ETF에 대한 시장 시선이 주목되며 초기 자금 쏠림으로 인해 이미 선물과 현물 간의 괴리가 뚜렷하게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선물 롤오버(만기 교체) 비용을 키워 펀드 가치(NAV)를 잠식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현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레버리지 상품이 운용사 차원에서 비용 효율적일 수 있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실무적인 운용 부담과 인력 투입도 변수로 꼽힌다. 인버스 상품은 안정적 운용을 위해 선물 롤오버 비용뿐만 아니라 유동성 공급자(증권사 LP) 호가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최근 레버리지 ETF 시장을 둘러싸고 LP들의 거래량 부풀리기 의혹 등 시장 과열 부작용이 가시화되면서 운용사의 LP 관리 부담은 한층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화자산운용은 인버스 상품의 총보수를 레버리지 상품 보수(0.0901%)보다 높은 수준인 연 0.49%로 책정함으로써 인버스 상품 관리 역량을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운용 보수의 경우 각 사 정책에 따라 필요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책정되는 구조"라면서도 "보수 수준을 떠나서 과열된 ETF 상품 경쟁 구도로 인해 LP 호가 품질 관리에 다양한 역량을 갖춘 운용 인력이 필요한 만큼, 운용사 부담이 예측한 것 이상으로 가중될 수 있다"며 실무적 난제를 지적했다.

    국내 증시 특유의 가격제한폭 규제 역시 인버스 상품에 비우호적이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일일 가격제한폭은 ±30%로 제한되어 있다.

    예컨대 '메모리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단기 호재를 맞아 주가가 일일 가격제한폭인 상한가(+30%)에 도달하면, 인버스 운용역들은 손실을 제한하거나 일별 배율을 맞추기 위한 선물 매수(숏커버링) 주문을 체결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장세가 이틀 연속 지속된다면 포지션 조정 기회를 잃은 '인버스 2X 상품'은 강제 청산될 위험에 노출된다.

    금융당국은 이와 같은 고위험 구조를 인지하고 기본예탁금 1,000만 원 설정 및 사전 교육 의무화 등 투자자 진입장벽을 세웠으나, 업계에서는 국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는 많은 제약과 위험성이 따른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상·하한가 규제가 있는 국내 주식 시장 특성상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의 운용 효율성과 투자 안정성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특히 인버스는 역사적으로 잘 된 사례가 드물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숏(하방)에 베팅하기보다 롱(상방)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듯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