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R도 취소…한화에어로, 폭발사고에 생산·실적 부담 확산
입력 2026.06.04 11:16

8년 새 세 번째 대형 참사 발생
한화에어로 안전관리 불신 확산
사고 파장 경영 전반으로 확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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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비상 국면에 들어갔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이후 국내 사업장 생산라인이 멈췄고, 예정돼 있던 해외 기업설명회(IR)도 취소됐다. 그룹차원의 안전관리 체계와 방위 사업 계획 전반을 흔드는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지난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 폭발 사고 이후 파장이 커지고 있다. 회사의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번지고 있고, 특히 대전사업장에서 사망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불신을 키웠다.

    대전사업장에서는 과거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대형 폭발 사고가 있었다. 당시 한화 방산부문 대표이사는 "사고의 근본 원인과 개선 방안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7년 만에 같은 사업장에서 다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회사 측의 안전 대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에 4일 고용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은 한화에어로 서울 본사와 대전사업장 등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안전 투자와 조직 위상도 논란이다. 업계에서는 공식 안전보건 투자 규모가 줄어든 점, 안전 관련 최고 책임자 직책이 임원급이 아닌 부장급으로 알려진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방산업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과 수주잔고를 유지하는 기업이다. 이를 고려하면 안전 컨트롤타워의 위상과 투자 규모가 회사 체급에 걸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생산 차질 가능성도 점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5일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사업장 9곳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필수 공정 일부는 제외된다.

    대전 사업장에선 각종 유도무기와 미사일 등에 사용되는 추진기관을 생산한다. 천무 유도탄 등이 포함된다. 해당 사업장은 가동을 멈춘 상태인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일부 생산 라인 가동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영업정지나 과징금 등 행정처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연간 매출과 영업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아직 실적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에는 이른 부분이 있다"며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등 후속조치가 이어질 경우 타격이 클 수도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로 인한 매출 손실이 수천억원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사업장 셧다운 범위와 기간이 어떻게 정해질지, 해외 수주분 보증 끊어둔 것에 영향이 있을 경우 후속 보상 논의를 어떻게 진행할지 등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여파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대외 일정도 줄줄이 멈추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6월 8일부터 11일까지 호주에서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IR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폭발 사고 이후 회사는 해당 일정을 취소했다.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이 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대외 일정을 진행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주요 외부 일정을 취소하는 분위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뿐 아니라 한화그룹 계열사 전반에서도 외부 행사와 회식 등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한화그룹의 방산 확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업은 정부와의 호흡이 중요한데, 노동자 사망사고와 안전관리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 정책 지원이나 입찰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화그룹이 그간 외형 확대에만 무게를 둬왔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향후 대형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키우는 데만 관심을 두고 정작 내실은 충분히 다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은 수주가 몰리면서 현장의 과로 부담도 상당히 누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데, 향후 인수 가능성이 거론될 경우 이번 사태는 우려 지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를 어떻게 바라볼지, KAI 노조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모두 변수"라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 역시 변수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