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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반경이 미국 증시를 넘어 스웨덴 현지 상장 종목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해외주식 담당 부서에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급등 테마에 올라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이를 기꺼이 감수하는 분위기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스닥 스톡홀름에 상장된 시버스세미컨덕터스(Sivers Semiconductors;이하 시버스)의 전 거래일 기준 종가는 81.9 스웨덴크로나(SEK, 약 1만3400원)다.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38%, 최근 1년 상승률은 1600%다. 시버스 주가는 지난 2일 장중 한때 107.8SEK를 기록하며 연초 이후 수익률(YTD)이 2000%를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코스닥에서 광통신주로 주목받은 대한광통신의 YTD 최대 수익률(약 1400%)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시버스는 광통신용 레이저와 무선통신용 반도체 등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광통신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최근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회사가 AI 데이터센터용 외부광원(ELS) 모듈 개발 협력 계획을 공개한 이후 AI 광통신 밸류체인 종목으로 거론됐고, 미국 나스닥 이중상장 검토와 스톡홀름 벤치마크지수 편입 소식도 주가에 반영됐다.
스톡홀름 상장 종목인 만큼 국내 투자자의 매매 방식도 일반적인 미국 주식과 다르다. MTS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종목을 검색해 곧바로 매수하는 구조가 아니라, 증권사 해외주식 담당 부서나 영업점 등을 통해 오프라인 주문을 접수해야 한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증권사에서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래 비용 부담도 따른다. 삼성증권의 스웨덴 주식 일반 수수료는 거래금액의 0.7%, 최소 20SEK다. 미래에셋증권은 거래금액의 0.5%, 최소 280SEK가 적용된다. 매도와 환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실제 거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거래 과정이 번거롭고 비용도 적지 않지만, 최근 국내 투자자의 주문이 서서히 늘어나는 분위기다. 투자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문 방식과 환전 팁을 공유하는 글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4월 말까지는 사실상 주문이 거의 없다가 이달부터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규모 자체는 아직 크지 않지만 최근 들어 구매 관련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선 주문과 최소수수료라는 제약에도 유입과 관심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서학개미들의 주요 관심 대상은 엔비디아 등 미국 대형 기술주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유럽 소형 기술주를 직접 찾아 주문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AI 등 성장 테마와 맞닿은 종목이라면 거래 편의성이 떨어지더라도 시장에 널리 알려지기 전에 먼저 접근하려는 투자 수요가 생기고 있는 셈이다.
단기 급등주인만큼 변동성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역대 최고점을 찍은 시버스 주가는 이후 단 두 거래일만에 22% 급락했다.
실적과의 괴리도 확인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회사는 최근 공개한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지난해 매출액 3억660만SEK, 영업손실 1억7780만SEK, 순손실 2억2260만SEK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I 광통신 수혜 기대는 커졌지만, 실적은 아직 적자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개인 투자자의 해외 종목 탐색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과거처럼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제시하는 해외 투자상품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 투자자가 먼저 특정 산업과 종목을 찾아 직접 투자한 뒤 상품 공급자가 그 수요를 확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종목과 산업 테마에 대한 정보력이 상당히 높아졌고, 거래가 불편하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기업을 먼저 찾아 매수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며 "운용사들도 개인 투자자들이 어떤 테마와 종목에 관심을 갖는지 살펴보며 향후 상품 기획에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