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다르다"…국민성장펀드 바이오 투자 멈칫하는 산은
입력 2026.06.05 07:00

취재노트
직접 투자 대상에 AI·반도체 업체 연달아 승인
특정 분야에 투자 쏠릴까…유망 기업 발굴 수요↑
바이오 검토해도 심의 단계서 투자 위험 부담 커
반도체 과열 우려 나와도…바이오 경계감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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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상반기 국민성장펀드 직접 투자 자금은 대다수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에 돌아갔다. 반면 반도체와 함께 첨단산업으로 꼽힌 바이오는 투자 검토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산업 특성상 '고위험 고수익' 성격이 짙어 국민성장펀드 핵심 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의 부담도 함께 키우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그동안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퓨리오사AI 등 AI 반도체 기업들을 직접 투자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로 인해 정책자금이 특정 분야에 쏠린다는 비판이 나왔고, 바이오, 2차전지 등 신규 투자 영역, 유망 기업 발굴 수요가 크다.

    국민성장펀드 투자는 통상 기금운용심의회를 거치지만, 직접 투자의 경우 자금을 운용하는 산은도 이런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산은 자체적으로 이전부터 바이오 기업 등을 대상으로 벤처투자를 진행했던 만큼 국민성장펀드 투자 대상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중복 투자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관련해 바이오기업 몇몇은 국민성장펀드의 차기 직접 투자 후보목록(숏리스트)에 오르는 등 사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시리즈 B, C 단계보단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진행할 만한 기업 중 1조원 정도로 몸값을 올린 곳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케일업 투자가 필요한 기업 가운데 1000억원 이상의 자금 집행이 가능한 곳도 투자 대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 업체들에 대해서만 직접 투자 승인이 연달아 난 터라 다음 투자 대상에 바이오 기업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바이오 기업은 워낙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 기금운용심의회 위원들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사 중 1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달성한 곳을 우선해서 찾고 있지만 만만치가 않다"며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하긴 해야 하는데, 기업의 자금 역량이나 사업 성격,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 등 여러 의의를 따져보자면 마땅히 자금을 댈 곳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자금 유치가 결정된 기업들의 면면에서도 이런 고민은 묻어난다. 바이오 산업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낮은 설비 증설에 자금 지원이 쏠려있다. 기금운용심의회를 통과한 SK바이오사이언스(SK그룹), 비티젠(동아쏘시오그룹) 모두 대기업 계열사이고, 설비를 어느 정도 갖춘 곳들이라는 점도 바이오 투자에 대한 부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열 우려까지 나오는 반도체 시장과 달리, 바이오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점도 투자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반도체 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스타트업, 이들과 공급망 측면에서 얽힌 협력 업체들로도 자금이 몰리는 추세다. 하지만 바이오 기업은 개별 기업의 기술이전 혹은 연구개발(R&D) 성과에 따라 기업 가치가 결정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를 필두로 한 정책자금 홍수 속에서도 바이오 투자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만큼,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도 옅어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