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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를 앞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에 현대차 노사 갈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에 아틀라스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 문제를 포함해 향후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틀라스 현장 투입이 데이터 확보와 성능 고도화의 핵심인 만큼, 노사 갈등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성장 로드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 현대차 목표 주가를 기존 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올린 보고서가 나왔다. 본업 자동차와 더불어 미래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피지컬 AI 산업의 대표 주자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산업용 특화 휴머노이드 경쟁력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압도적"이라 평가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이 30.8% 감소했음에도 주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시장은 이제 현대차그룹을 단순한 전통 자동차 기업이 아닌 피지컬 AI 기업으로 재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관심에 발맞춰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현대자동차그룹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5월 12일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를 선보였으며, 삼성·우리·하나자산운용 역시 관련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모든 변화의 핵심에는 그룹 내 로봇 설계를 담당하는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양산형 모델 공개와 IPO 기대감이 맞물리며 현대차그룹 주가 랠리의 불씨를 지폈다. 일부 증권사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를 130조원대로 평가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데,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원만한 노사 협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사 갈등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월 6일 상견례 이후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은 한 달째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성과급 확대와 정규직 신규 채용 등은 현대차 노조가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제기해 온 요구사항이다. 다만 올해는 아틀라스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 문제도 요구안에 포함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그룹이 CES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한 이후 생산 현장 로봇 투입 문제를 본격적인 노사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당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노사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은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을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며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국내 공장의 상당한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이전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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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노조 반발로 그룹 내 아틀라스 도입이 지연되거나 사업 확산 속도가 늦어질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아틀라스는 오는 8월부터 미국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내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에서 가상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가상 훈련에서 얻은 합성 데이터와 실제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결합해 재학습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고도화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아틀라스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이 가운데 2만5000대 이상을 현대차·기아 생산 현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국내에 아틀라스 투입 계획이 없고 국내 생산물량도 감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가 로봇 도입 문제를 임단협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만큼 향후 아틀라스 상용화와 사업 확산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봇 AI모델의 성능 고도화를 위해서는 ▲가상(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생성된 합성 데이터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다양한 변수와 상호작용하며 축적되는 데이터도 중요하다. 현실 데이터가 합성 데이터에 비해 확보 비용이 많이 들고 수집 과정도 복잡해 상대적으로 얻기 어렵다.
삼성증권은 "(엔비디아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 GR00T N1을 훈련하며) 합성 데이터 비중이 높지만, 최상위 레이어의 실세계 로봇 데이터가 없으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실세계 데이터 1시간은 합성 데이터 수백 시간에 상당하는 훈련 효율을 제공한다. (합성 데이터 대비) 데이터 양은 줄어들지만 질과 가치는 극적으로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인수한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순손실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테슬라, 일부 중국 기업과 함께 피지컬 AI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며 높은 기업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2035년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대수 기준 15%, 금액 기준 44.3%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기아 등 그룹 계열사를 초기 대규모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혀왔다. 생산 현장 투입 과정에서 실제 데이터를 축적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로봇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확보되는 데이터가 향후 로봇 판매뿐 아니라 AI 모델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노사 갈등으로 초기 공급 계획이 지연되거나 규모가 축소될 경우 시장이 기대하는 데이터 확보와 성능 고도화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러한 변수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성장 로드맵과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다가오는 거대한 수레'에 비유한 것처럼 현대차 노조도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노조가 아틀라스 도입 문제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며 매년 임단협 쟁점으로 삼을 경우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