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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청약시장에 단기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상장한 스팩들이 첫날 급등락을 반복하며 단기 매매 대상으로 떠오른 가운데 청약 단계에서도 1500대 1 을 웃도는 경쟁률이 잇따르고 있다. 대어급 기업공개(IPO) 공백 속 공모주 투자 대기자금이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스팩까지 유입되는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대신밸런스제20호스팩은 오전 중 장중 6710원까지 올랐다. 공모가 2000원 대비 235.5% 높은 수준이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인 5000원 후반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9시 8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대신밸런스제20호스팩은 공모 단계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공모금액은 130억원,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1468대 1에 달했다.
최근 스팩 청약경쟁률이 1000대 1을 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신한제18호스팩은 1601대 1, 키움히어로제2호스팩은 172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스팩에도 청약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공모주 시장의 단기 수급이 스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기 위해 설립되는 명목회사다. 상장 당시에는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구조다. 공모가는 통상 2000원으로 정해지고 합병 전까지는 주가를 설명할 만한 개별 모멘텀이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 확대와 낮은 유통물량이 맞물리며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 대상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중 공모가의 3배 안팎까지 급등한 뒤 빠르게 상승폭을 줄이는 흐름도 반복됐다.
청약 단계의 과열도 이 같은 상장일 거래 패턴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반 공모주 신규 상장이 뜸한 가운데 공모주 투자 수요는 여전히 풍부하다. 대어급 IPO가 부재한 상황에서 비교적 공모 규모가 작은 스팩으로 자금이 몰리며 경쟁률이 쉽게 치솟는 구조다.
중소형 공모주에 집중됐던 청약 열기가 스팩으로 옮겨붙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올해 공모주 시장에서는 100억~500억원대 중소형 딜에도 수조원대 청약증거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대형 IPO가 부재한 상황에서 공모주 투자 수요가 일반 기업 공모주를 넘어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스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스팩 청약 경쟁률이 공모주 시장의 수급 온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병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스팩까지 1000대 1 안팎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은 공모주 투자 대기자금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공모주 투자 수요는 많은데 대형 IPO가 부족하다 보니 스팩에도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라며 "스팩은 합병 전까지 실질 사업이 없는 만큼 상장일 주가는 결국 단기 수급과 시장 분위기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