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단계 승강제 추진에 VC 울상…벤처 기업 하위 편입 불가피
입력 2026.06.08 07:00

코스닥 시장 3단계 분류…벤처 특례 기업 대부분 하위 편입 우려
"IPO 허들 높이고 승강제까지"…VC 자금 회수 어려워져
금융위 "세부 방안 미확정"…VC업계 "별도 리그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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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코스닥 승강제 도입에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벤처 기업 특성상 시가총액이 낮아 하위 리그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거래가 끊기거나 아예 상장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27년 1월을 목표로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과 스탠다드, 관리군 등 3개 시장으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시가총액과 실적, 지배구조 등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프리미엄군으로 편입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관리군으로 분류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로 기업의 성장을 자극하고 시장에 신뢰성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다.

    승강제 도입 소식에 VC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벤처 특례로 상장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하위 리그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벤처 기업 특성상 매출과 시가총액이 상장 직후부터 프리미엄군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VC업계 관계자는 "VC 입장에서는 코스닥에 상장하기만 하면 성공한 투자라고 여겨진다"며 "승강제가 도입되면 하위 리그로 편입된 기업들은 낮은 유동성과 패시브 자금 유입도 끊겨 사실상 '상장 무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벤처 특례 기업은 별도의 성장 트랙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VC 대표는 "상장되는 것 자체가 VC 회수의 핵심인데 리그를 나누고 밑으로 들어가면 상장 이후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다"며 "벤처 특례 기업들은 2부리그가 아니라 별도 성장 리그로 포함시켜 주는 제도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승강제 도입 우려가 더욱 커지는 배경에는 최근 잇따라 강화된 자본시장 규제가 자리한다. 정부는 그간 기술특례 상장 심사를 깐깐하게 운영하고 중복상장 규제 등 기업공개(IPO) 허들도 높여왔다. 시가총액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의 상장 진입 자체를 사실상 제한하는 것이다. 

    시중에 풀린 벤처 투자 자금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한 정책 자금이 대규모로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회수 경로인 IPO 시장이 좁아지면서 VC업계의 자금 순환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중복상장 규제 등 상장 경로를 과하게 규제할 경우 VC에 투자할 투자자들이 줄어들어 결국 피해를 입는 건 벤처기업"이라며 "세심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아직 구체적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세부 방안이 나오지 않은 단계"라며 "세부 방안이 나온 뒤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