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트레이딩 수익 직격…증권주 실적, '지난 1분기가 피크'
입력 2026.06.08 07:00

코스피 31% 상승할 때 증권 지수는 3% 하락
금리 상승에 채권 손실…실적 피크아웃 우려도
"당분간 대형 이벤트 없어…재평가 기준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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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스피 강세에도 증권사의 주가가 뒷걸음치고 있다. 통상 상승장이 무르익으면 증권주가 실적 개선을 확인하며 재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에는 그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반도체 쏠림, 금리 상승, 실적 피크아웃 우려까지 겹치며 증권주의 재평가 시계가 멈춰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 손실이 발목을 잡아 올해 증권사 실적은 1분기 최고점(피크)을 기록한 뒤 이후 하락하는 '상고하저'가 될 거란 예상이 우세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KRX증권 지수는 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1%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별로 미래에셋증권(-13.43%), 키움증권(-9.05%), NH투자증권(-6.09%)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2.9% 상승하며 한 달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삼성증권의 주가가 14%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지난달 초 IBKR과의 협업으로 반짝 급등한 영향이 컸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다.

    가장 큰 원인으론 반도체 쏠림 현상이 꼽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면서 시장의 자금은 반도체와 AI 관련주에 집중됐다. 지수는 뛰었지만, 증권주까지 수급이 확산되지는 않았다.

    여기에 실적 우려가 더해지며 주가 재평가 사이클도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거래대금이 늘면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하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게 통상적인 흐름이다. 그런데 증권사들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됐다.

    더욱이 시중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트레이딩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5월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2%로 지난 4월 대비 13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1년물 금리는 15.6bp 상승한 3.18%다. 특히 연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금리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채권 처분·평가손익 부진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3월 급등세에 이어 4월부터는 급등락을 반복하는 우상향 추세라 증권사들의 채권운용수익이 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3월 손실을 기록한 증권사가 많았고, 2분기도 관련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미래에셋증권 약 37조원, 한국투자증권 약 29조원 등 총 200조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4분기에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4%에서 3%대로 급등하며 하우스별로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단위의 운용 손실을 반영햇던 바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대로, 최근 6개월간 20% 이상 올랐다. 

    다만 거래대금이 1분기보다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이익 수준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4~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85조1000억원으로 1분기 평균(70조원)보다 21.4% 늘었다. 5월에는 사상 최초로 일평균거래대금이 100조원을 돌파한 날도 많았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1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 흐름이 어느정도 유지된다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온기가 증권사 전반에 고르게 퍼질지는 미지수다. 증권사별 재평가 시점 및 수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특히 올 초 증권업종 수급을 흡수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스페이스X IPO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 IPO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주가 재평가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 모멘텀이 소멸되면 시장의 관심이 실적 개선주로 재분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형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호조는 업종 전반이 누리는 공통 재료인 만큼 실적 희비는 결국 채권 평가손실을 얼마나 방어하느냐에서 갈릴 것"이라며 "당분간 스페이스X에 필적하는 대형 이벤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증권주 재평가 국면이 온다면 실적 펀더멘털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