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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8일 장 초반 급락 8% 이상 급락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에 따른 파급효과 기대감에도 이란 전쟁 재확산 가능성과 미국발 금리·환율 충격, 그리고 반도체주 고평가 우려에 따른 투매가 맞물리며 코스피가 장중 7500선 아래로 밀렸다.
원·달러 환율이 17년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8% 내린 8048.09로 출발했지만, 장 초반 낙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코스피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하자 개장 직후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전체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코스닥도 동반 약세다. 코스닥지수는 개장 직후 7% 이상 급락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바이오, 2차전지, 로봇 등 주요 성장주가 대부분 하락하며 지수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 급락 여파가 국내 증시로 그대로 전이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5%, S&P500지수는 2.64%, 나스닥지수는 4.18% 하락했다. 마이크론(-13.25%), 인텔(-11.28%), 퀄컴(-10.98%), 엔비디아(-6.20%), ASML(-6.59%) 등 반도체와 기술주 중심으로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0% 넘게 급락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8%대 급락을 보였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우, SK스퀘어, 삼성전기, LG에너지솔루션, 삼성생명, HD현대중공업,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큰 폭으로 밀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삼천당제약, 리가켐바이오 등 주요 종목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주 전반이 급락하는 가운데 SK텔레콤은 장 초반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젠슨 황 CEO와의 회동 일정이 예정된 가운데 AI 협력 기대가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와 AI 관련 대형주가 일제히 급락하는 장세에서도 SK텔레콤만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다.
이번 급락은 반도체 업황 자체의 훼손보다는 최근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이 외부 충격을 계기로 한꺼번에 반영된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5월 이후 코스피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했다. 미국에서도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메모리 관련주가 단기간 급등한 뒤 브로드컴의 AI칩 사업 성장세에 대한 시장 의구심이 커졌다. 여기에 고용 서프라이즈에 따른 금리 상승까지 겹치며 쏠림 장세의 차익실현 명분으로 작용했다.
환율 부담도 지수 하락을 키우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55.2원에 개장했다. 17년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거론됐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대를 재차 넘어섰다. 달러인덱스도 100선을 회복하며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까지 급등하자 외국인 수급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해외 투자자들의 헤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MSCI South Korea ETF(EWY)는 지난 금요일 14% 넘게 급락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약세론으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단기간 급등한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파생상품을 통해 하락 방어에 나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주에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오라클 실적, 스페이스X 상장, 국내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등이 예정돼 있다. 금리와 환율, 반도체 수급, 파생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맞물리는 구간이라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550원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와 개인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맞물릴 경우 장중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미국 증시 급락은 고용지표 호조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꺾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부각하며 그간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진 반도체 위주로 투매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2분기 실적 시즌 전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높아진 금리 레벨과 매크로 부담이 증시를 압박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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