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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호텔롯데가 최대 2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당초 보유 중인 롯데렌탈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차입금 감축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거래가 최종 무산되면서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AA-)는 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공모 희망 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오는 23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7월 1일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조달은 롯데렌탈 매각 무산 이후 처음 이뤄지는 공모채 발행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부터 보유 중인 롯데렌탈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약 1조6000억원 규모 현금 유입을 기대했다.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며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기대했던 대규모 현금 유입이 지연되면서 차입금 관리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사채 시장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이 여전히 롯데렌탈 지분 매각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다시 롯데렌탈 원매자와 접촉 중인데, 이전처럼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매각 압박이 크지는 않다. 새로운 잠재 투자자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거래 성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단기 유동성은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올해 공모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13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기업어음(CP) 발행 잔액도 2200억원가량 남아 있다. 절대적인 차환 부담이 크다고 보긴 어렵지만 예정됐던 매각 대금 유입이 불발된 만큼 선제적인 자금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또 단기 상환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중장기 조달 수단인 공모채를 통해 만기 구조를 분산할 수도 있다.
호텔롯데는 그룹 내 계열 지원이 이어지는 등 핵심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롯데건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을 취득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해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이어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계열 지원에 나섰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호텔롯데의 유동부채는 6조161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4466억원) 대비 10.4% 늘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888억원에서 479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유동부채 내 차입금은 3조9282억원에 달하고, 유동성사채도 9551억원으로 만기 상환 부담이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호텔롯데가 당분간 차입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재무 완충력을 관리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롯데렌탈 매각이 성사됐다면 차입금 감축 여력이 상당했겠지만 현재는 자금 조달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며 "호텔롯데의 신용도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당분간은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