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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5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기업들의 외화예수금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이 달러를 현금성 자산으로 비축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가운데, 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기존의 환매조건부채권(RP) 같은 파킹성 상품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유도할 수 있는 ‘액티브’한 운용 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대형 증권사 계열 금융그룹의 경영진 회의에서 ‘기업 외화예수금 유치’가 핵심 화두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출 기업 등을 중심으로 달러 보유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이 은행 외화예금 등에 머물러 있는 만큼, 이를 금융상품 수요로 연결할 방법을 찾자는 취지다.
증권업계가 기업 외화예수금에 관심을 가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자산 유치가 핵심 사업인 만큼 증권사들은 그동안에도 외화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활용해 기업 자금을 끌어들이려 노력해왔다. 특히 최근과 같은 고환율 국면에서는 외화 포지션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증권사들의 유치 수요가 더욱 커진다는 평가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 외화자금을 유치하려는 경쟁은 상존해왔다”며 “은행권은 규제 등으로 인해 외화 자산 확대를 자제하는 분위기인 반면,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포지션 여유가 있어 은행보다 다소 높은 RP 금리를 제시하는 등 패시브 마케팅을 펼쳐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은행권이 외화 자산 보유에 부담을 느껴 파킹성 자금 금리를 낮출 경우, 증권사 RP 금리의 매력도는 더욱 높아진다. 다만 이러한 패시브 자금은 거치 기간이 짧고 투자자가 언제든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환율이 고점에 달한 상황에서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예수금을 받아 외화대출 등으로 운용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최근 증권가에서는 단순 예치 경쟁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투자상품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기업이 보유 중인 달러를 RP 등에 잠시 맡기는 수준을 넘어 외화채권이나 대체투자 등 다양한 외화 운용 상품으로 연결해 수익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해당 회의에서도 외화예수금을 흡수할 수 있는 신규 금융상품 발굴에 논의가 집중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기업들의 외화 축적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중 통화량(M2)은 기업 자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3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기업·가계의 외화예수금 증가에 따른 2년 미만 외화예수금 중심 기타 금융상품이 10조9000억원 늘며 통화량 확대를 견인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환율 급등으로 기업들의 달러 보유 수요가 더욱 커진 만큼 외화예수금 증가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최근 외화자산을 되도록 늘리지 말자는 논의가 나오는 반면 증권사들은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며 "외화예수금을 활용한 상품 개발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