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에 시총 역전당한 KT, AI 신사업도 주주환원 확대도 불투명
입력 2026.06.12 07:00

1분기 AI 매출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
자사주는 외국인 지분율 한도에 묶여 소각 불가
MS·팔란티어 협업 성과도 불투명

  • 국내 통신 대장주였던 KT가 시가총액에서 SK텔레콤에 역전당했다. 올해 초만 해도 KT(13조원)가 SKT(11조원)를 앞섰지만 지난 8일 기준 SKT는 22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뛴 반면 KT는 11조원에 머물렀다. SKT가 앤트로픽 지분 가치 상승과 SK그룹 내 AI 전환(AX) 수혜 기대감으로 몸값을 키우는 동안, KT는 AI 신사업과 주주환원에서 모두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SKT는 2023년 1400억원에 사들인 앤트로픽 지분 가치가 1조3000억원으로 불어났고 AI 인프라 사업 가치도 함께 부각됐다. SK그룹사가 AI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통신 계열사가 수혜를 보기 때문이다. SKT의 경우 AI 인프라 일부를 SK하이닉스가 사용한다.

    한 증권사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내 AI 시장 자체가 협소한데 SKT는 그룹 내 수요처가 있어 인프라 투자의 회수 경로가 명확한 반면 KT는 그걸 메울 그룹사 수요가 없다"고 말했다.

    SKT의 1분기 AI 데이터센터(DC) 매출은 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3% 늘었다. LG유플러스도 AI DC 매출이 1144억원으로 31% 성장했다. LG유플러스 역시 홍범식 대표 체제에서 AI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 조직을 정비하며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KT의 1분기 AI·IT 매출은 2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줄었다. 3사 중 유일한 역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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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T는 1분기 AI 매출이 뒷걸음질친 데 이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외부 파트너가 필요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KT 데이터센터에 MS가 입주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도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MS와의 대규모 협력이 국감 등에서 불공정 계약 의혹과 데이터 주권 논란이 일었으며 자체 초거대 AI인 '믿음'의 로드맵도 정비해야 하는 상태다.

    팔란티어와의 협력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개념증명(PoC)을 거쳐 2분기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팔란티어는 LG CNS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KT만의 차별화로 보기도 어렵다.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만큼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주주환원이라도 확실히 해야 하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KT는 2024년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KT는 실제로 지난해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소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외국인이 기간통신사업자 지분을 49%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데 KT는 외국인 지분율이 이미 한도에 차 있어 자사주를 소각하면 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매입한 자사주를 태우지 못하고 묶어둘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적이 개선될수록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 소각은 더 멀어지는 역설적 구조다. 

    지난달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되면서 환원 규모를 더 늘릴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새 대표가 취임한 뒤 정책을 다시 가다듬어 발표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를 논의할 시간 자체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KT가 대표 교체 이후 인수인계와 업무 파악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어수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며 "3개년 주주환원 정책도 논의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KT의 경우 신사업에 대한 성과도, 구체적인 로드맵도 부재한 상황에서 주주환원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기대를 걸었던 팔란티어와 MS의 협업이 불투명한 지금 어떤 관점으로 봐야할지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글로벌 기술 생태계와 협업하는 'Open AX 파트너십'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파트너의 기술 역량에 KT의 산업 이해도와 운영·실행 경험을 결합해 고객에게 최적의 엔드투엔드(End-to-End) AX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서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규제로 당장은 어렵지만 매입한 자사주는 소각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지는 시점에 소각이 가능하고 매입한 자사주는 배당이 되지 않아 일반 주주들의 배당 최소 보장 금액도 높아져 주주가 체감하는 환원 규모는 오히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