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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이 국내 렌터카업계 1위 롯데렌탈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가 본격화할 경우 롯데그룹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논의했던 조건이 기준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재계 및 투자은행(IB)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롯데렌탈 인수를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자문단을 꾸린 상황은 아니지만 인수 시너지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조현범 회장의 만기 출소와 맞물려 거래가 속도를 낼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국앤컴퍼니 그룹 측은 공식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2014년 롯데렌탈의 전신인 KT렌탈 M&A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비(非)타이어 분야를 강화하고, 자동차 유통과 관련한 플랫폼을 확보하겠단 전략을 세웠다. 당시 오릭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KT렌탈의 본입찰에 참여해 롯데그룹, SK네트웍스, 어피너티 등과 경합을 벌였는데 이후 추가적인 가격 경쟁(프로그레시브딜)에서 밀려 탈락한 바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15년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라비스테온공조(現 한온시스템)를 인수했다. 재무적투자자(FI)로서 약 1조800억원을 투입했고, 2024년에는 한앤컴퍼니 측 지분 일부(23%)를 사들여 경영권을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대형 거래에서 존재감을 보인 한국타이어는 이후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등 물류기업은 물론 코웨이 등의 인수 후보 물망에도 올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이 롯테렌탈을 인수하면 지난 KT렌탈 인수전 실패의 아쉬움을 달래게 된다. 인수 시 주체는 그룹 주력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될 개연성이 크다. 한국타이어는 작년 약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갔고, 올해 1분기 기준 2조7000억원 수준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 여력은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한온시스템 실적이 점차 회복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한국앤컴퍼니그룹이 한온시스템에 투입한 금액만 3조원이 넘고 추가 지분 인수 자금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차례 증자를 통해 한온시스템의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영업이익률도 차츰 회복되고 있어 '실패한 M&A'라는 이미지가 옅어지는 상황이다. 자회사 지원 부담이 줄면 신사업 확장 여력은 늘어난다.
이번 한국타이어의 인수 검토는 롯데그룹과 어피너티 간 롯데렌탈 매각 협상이 중단된 이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연초 어피너티가 롯데렌탈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불허했다. 어피너티는 업계 2위 SK렌터카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합쳐질 경우 경쟁 제한성이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구주 매각가격과 신주 배정가격의 큰 괴리율이 발생하는 등 소액주주 보호 강화란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괴리가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매각 작업이 한차례 불발되긴 했지만 롯데그룹의 롯데렌탈 매각 의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연내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 매각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외 기업과 사모펀드(PEF)들을 접촉하는 단계인데, PEF에 엄격해진 공정위의 기조를 감안하면 국내 대기업과 거래에 무게를 둘 가능성도 있다.
한국타이어가 인수에 나선다면 결국 어피너티가 제시했던 조건을 맞춰줄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어피너티는 당시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를 주당 7만7115원에 인수하고, 신주를 주당 2만9180원에 발행해 2119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단 구조를 제시했다. 이를 합산한 매각금액은 약 1조7847억원이다. 현재 롯데렌탈의 주가는 약 2만9000원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소폭 하락한 상태다.
롯데그룹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롯데렌탈을 파는 만큼 기존보다 나쁜 조건에 팔 이유가 없다. 공정위 승인 절차가 교착 상태에 있을 때도 어피너티에서 가격 인하 요청이 있었는데 롯데그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타이어가 높은 인수의지를 갖고 어피너티가 제시한 수준의 가격 프리미엄을 제시할 것인가, 또 롯데그룹이 눈높이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인가가 매각을 좌우할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측이 재무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전히 롯데렌탈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결국엔 가격 협상이 얼마나 원만하게 잘 이뤄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