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오픈AI 청약은 더 어렵다…줄 잇는 초대형 IPO에 증시만 '흔들'
입력 2026.06.15 07:00

스페이스X, 전문투자자만 청약…앤트로픽·오픈AI는 창구 없어
금감원, 해외 마케팅 자제령…환율 불안에 청약 대행도 소극적
코스피는 외국인 24일 연속 순매도 속 유동성 블랙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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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스페이스X에 이어 앤트로픽·오픈AI까지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고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다만 직접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가 사실상 막혀 있어 '잭팟'을 노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초대형 딜이 쏟아질수록 오히려 환율 불안과 외국인 수급 이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 주당 135달러, 기업가치 약 1조7500억 달러로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역대 최대 IPO 기록을 경신하는 규모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IPO 글로벌 공동 인수단에 참여해 국내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해왔음에도 불구, 공모주 물량을 최종 배정 받지 못했다.

    앤트로픽과 오픈AI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앤트로픽은 지난 1일, 오픈AI는 8일 각각 제출했다. 앤트로픽은 이르면 하반기 중, 오픈AI는 내년께 상장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두 기업가치가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스페이스X와 마찬가지로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두 국내 개인투자자가 직접 청약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스페이스X도 미래에셋증권이 청약 창구를 열 당시, 전문투자자에 한정했다. 앤트로픽·오픈AI는 직접 연결고리가 있는 국내 증권사가 알려진 바 없어 청약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미국 IPO 청약 대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분위기는 소극적이다. 연계된 주관사 물량이 있는 종목에 한해서만 배정이 가능한 구조라 이번 같은 초대형 IPO에서는 실제 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치솟는 환율 역시 증권사들의 계산을 어렵게 만든다. 금융당국은 대형 IPO에 따른 단기 달러 수요 급증이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11일에도 주요 증권사 임원을 소집해 해외투자 마케팅 자제령을 내렸다.

    서재완 부원장보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투자 중개·광고 과정에서 마케팅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투자수익만을 강조하며 특정 부문에 대한 고위험·쏠림 투자를 광고, 권유하는 등의 무책임한 영업행태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해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배정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자칫 투자 권유로 비춰질 수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통상 청약 대행은 규모가 작은 기업들 위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반면 수급 충격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스페이스X가 MSCI 전세계 지수 등에 편입되면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에 기계적인 매도 수요가 발생한다. 이후 액티브 펀드 등에서 스페이스X 비중을 확대하면 매도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인덱스 매도 수요가 각각 1716억원, 1275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염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초기 유동비율이 낮기 때문에 매도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MSCI 전세계 지수의 특징은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액티브 펀드 규모가 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편입을 위한 글로벌 기관들의 자금 이동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이미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스페이스X에 이어 앤트로픽·오픈AI까지 연달아 상장할 경우 유동성 블랙홀 효과가 연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당장 충격의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스페이스X의 공모 조달 비율은 시가총액 대비 4.3%에 그쳐 유통 물량이 제한적이다. 과거 페이스북(15.4%) 등 대규모 IPO의 경우 대부분 20% 내외였다.

    스페이스X 청약에서 소외된 대기 자금이 우주항공 ETF 등 간접 투자 수단으로 흘러들 경우 증시 충격이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ETF뿐만 아니라 국내 우주 테마 ETF 상품들도 스페이스X 조기 편입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