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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오너의 지배력이 각 계열사에 오롯이 미치게 하는 게 핵심이다. 정의선 회장 개인적으론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승계받아 그룹 거버넌스의 불확실성을 걷어내야하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필두로 한 신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대차그룹의 주가는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미 관세의 불확실성, 고유가 상황이란 이중고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주식시장에서 증명됐다.
그룹에선 완성차와 핵심부품, 로봇관제, 심지어 건설부문까지 주목을 받았지만 딱 하나의 계열사 현대제철만은 예외였다. 매크로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철강 산업의 구조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룹이 지향하는 로봇과 신사업에서의 역할이 미미한게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몸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현대제철 시총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이 오히려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현대제철이 재조명 받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완성하기 위해선 현대모비스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으로 여겨져왔다. 순환출자고리의 시작점에 위치한 현대모비스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그룹의 맏형인 현대차와 기아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렇게되면 그룹의 거의 모든 계열사들을 관할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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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현재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18.1%), 개인 최대주주는 정몽구 명예회장(7.5%)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제철의 지분(11.8%)를 보유한 개인최대주주,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의 지분 6.1%를 보유한 대주주이다. 현재 구조에선 정 명예회장은 직간적접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통해 그룹 전반에 걸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4조5000억원 수준으로 3년 전보다도 몸값이 떨어진 상태다.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가치는 약 3조원이 넘지만, 회사는 사업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또 실적도 부진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제철의 지분 가치는 단순 역산하면 5000억원 수준이고, 모비스의 지분 가치는 약 4조원으로 현대제철의 시총과 맞먹는 수준이다. 비교적 몸집이 가벼운 현대제철 지배력을 강화하면 모비스를 통해 그룹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단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각 계열사 지분을 오롯이 승계할 수 있을진 미지수이고 실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승계 과정에선 각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대제철의 지분처리 문제가 대두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대제철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가치와 지배구조 내에서의 위상과 비교해 기업가치가 현저하게 낮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은 정의선 회장에게 상당히 유리한 환경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현대제철의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조7397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개별 기준 72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했다. 판매 단가 하락 및 환율 급등 원료가 상승 등 비용이 증가한 원인이 컸다.
현재는 가격이 안정화하는 추세와 대형프로젝트와 공공 건설경기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최근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대비 성과급 15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지난 9일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되며 파업권 확보 절차에 돌입하며 사내 긴장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효자 노릇을 하진 못하지만, 현대제철이 그룹 내에서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다.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란 그룹 수직계열화 기조의 시발점이자, 완성차 제조는 물론 건설부문에 필요한 핵심 자재를 생산하는 계열사이다.
현재는 포스코와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합작 제철소 건설을 추진중으로 2029년 상업 가동이 목표이다. 물론 업황이 본궤도를 찾고, 대대적인 미국 투자의 결실이 가시화하기까진 앞으로 수 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신사업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상황에서도 현대제철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며 "다만 그룹 지배구조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개편이 본격화하고 사업적 성과가 가시화하는 시점이 되면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