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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가 협력사 지원 제도와 전담 조직을 잇달아 내놓으며 동반성장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선 방산 수출 확대 국면에서 핵심 협력사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단 평가가 나온다.
LIG D&A는 10일 협력사와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 추진단'을 신설했다. 우수 협력사 모임인 A1 Society를 중심으로 금융 지원과 수출 성과공유제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상생협력 지원 규모는 약 2000억원이다.
LIG D&A는 기존에도 A1 Society를 통해 협력사 네트워크를 다져왔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공동 수주 마케팅을 벌이고, 상생협력펀드를 통해 저금리 대출을 지원해왔다. 협력사들과 함께 무기체계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협력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2월 방산업계 최대 규모의 '협력사 혁신 성과공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사의 첨단 분야 연구개발(R&D) 자금을 전액 지원하고, 공동개발을 통해 창출된 성과와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것이 골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부에 상생협력실을 두고 있다. 2023년엔 상생협력협의회(상협회)를 출범했다. 협력사 56곳이 참여해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글로벌 방산 행사에도 함께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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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양사가 협력사 지원에 힘을 싣는 배경엔 방산 수출 확대가 있다. 국내 사업은 일부 방산물자에 대해 정부가 협력사나 적용 부품을 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수출 사업은 계약 조건에 따라 원청업체가 협력사를 선택할 여지가 있다. 가격과 품질, 납기 대응력을 갖춘 협력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협력사 입장에서도 어느 대형사 생태계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해졌다. 방산 수출 물량이 늘면서 원청과의 관계가 향후 매출 성장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에선 협력사 구성이 큰 쟁점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수출이 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발주처의 특별한 요구가 없는 수출 건도 많아 상대적으로 국내 사업보다 원청의 협력사 선택 여지가 크다"고 했다.
업계에선 LIG D&A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협력사와의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본다. LIG D&A는 A1 Society,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협회를 중심으로 협력사 풀을 관리하고 있다. A1 Society 소속 업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거래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A1 Society와 상협회 간 교류도 제한적인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와 먼저 협력 관계를 맺었던 업체에 LIG D&A가 후속 투자자로 들어온 사례도 있다. 드론업체 숨비 얘기다.
숨비는 2023년 한화시스템의 드론 분야 1차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한화그룹과 먼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셈이다. 이후 2024년 8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LIG D&A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숨비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한 코스닥 입성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지연됐다. 업계에선 이 과정에서 LIG D&A 측이 한화와의 기존 협력 관계를 정리하고 자사 협력업체와의 M&A를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거론됐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먼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숨비에 LIG D&A가 투자자로 들어왔다"며 "이후 IPO 일정이 지연되자 LIG D&A 측 협력사와 숨비를 합치는 방안이 검토됐다. 한화와의 기존 관계를 정리하는 문제까지 논의됐지만 이해관계자 간 조율이 쉽지 않아 거래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방산 스타트업 투자 과정에서 한화그룹과 LIG D&A가 이처럼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방산 대기업 간 협력사 확보전은 더 부각될 가능성이 있단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수출이 커질수록 협력사도 어느 쪽과 관계를 깊게 가져갈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공급망을 누가 더 안정적으로 가져가느냐도 경쟁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