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계열사 회사채만 9000억…홈플·태영건설 이상 충격파 오나
입력 2026.06.16 07:00

금리 인상기 맞물린 대형 신용 이벤트
비은행권 익스포저 적지 않은 수준
"AA급까지 스프레드 확대 압력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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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중앙그룹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여파가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만 9000억원을 웃도는 데다, 캐피탈사·저축은행·증권사 등 비은행권 금융회사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 개별 기업 부실을 넘어 하반기 크레딧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앙그룹 관련 유동화대출과 회사채에 자금을 공급한 금융회사들은 최근까지도 그룹 측의 자금 조달 계획을 주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한 달여 전부터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험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실제 회생절차 신청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곳은 많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잔액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회사채(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포함) 잔액을 살펴보면 ▲중앙일보 1544억원 ▲JTBC 4150억원 ▲콘텐트리중앙 1718억원 ▲메가박스중앙 594억원 ▲중앙일보엠앤피 10억원 등으로, 전체 발행 잔액만 총 9011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기존 크레딧 이벤트와 비교해도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최근 회생 절차가 이뤄졌던 제이알글로벌리츠, 홈플러스와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 사례는 개별 익스포저 규모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반면 중앙그룹은 복수 계열사가 채권시장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해온 만큼 투자자 저변이 넓고 금융권 연계도도 높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발생했던 크레딧 이벤트들이 개별 기업이나 특정 사업장 중심이었다면 이번 사태는 계열사 전반에 걸쳐 채권과 대출이 분산돼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여전사와 증권사, 저축은행 등 여러 업권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비은행권 금융회사들의 익스포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캐피탈사는 중앙그룹 계열사에 상당 규모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증권사들 역시 계열사 회사채 미매각 물량이나 유동화 관련 익스포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할 경우 개별 회사들의 손실 흡수 능력을 감안하면 당장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투자심리다. 이미 금리 상승 국면 속에서 회사채 시장 수급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한층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들어 회사채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는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었다"며 "중앙그룹 이슈가 이런 분위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등급 A급 이하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우량물로 분류되는 AA급 회사채까지 스프레드 확대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원래도 투자자들이 크레딧 위험에 민감한 시기였는데 대형 부실 사례가 추가되면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선호가 떨어질 수 있다"며 "하반기 금리 인상기와 맞물릴 경우 크레딧 시장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