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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워크아웃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금융권의 관심은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의 역할에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을 일반적인 워크아웃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이 최대 채권자이긴 하지만 중앙일보의 채권 구조상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성 차입 채권자 영향력이 더 큰 데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계열사 관련 지급보증 부담도 적지 않아서다.
JTBC와 콘텐트리중앙, 중앙홀딩스, 메가박스중앙 등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과 달리 중앙일보는 채권단 협의를 통한 별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워크아웃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중앙일보로부터 워크아웃 관련 공식 신청을 접수받지 못한 상태다.
하나은행 측은 "워크아웃 관련 공식 요청을 받은 것이 없어 현재로서는 채권단협의회 등 관련 절차가 개시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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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권에서는 워크아웃이 기업의 선언만으로 시작되는 절차가 아니라 채권금융기관들이 정상화 가능성과 채권 회수 가능성을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향후 채권단 판단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앙일보만 떼어놓고 보면 정상화 가능성을 검토할 수는 있다"면서도 "채권단 입장에서는 자산 매각이나 오너 지원, 계열 차원의 자구계획이 먼저 제시돼야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가장 먼저 살펴보는 부분은 중앙일보 재무부담이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중앙일보 총차입금은 2022년 말 1191억원에서 지난해 말 2887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는 4041억원까지 늘어났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312.9%에서 올해 1분기 476.8%로 상승했다.
여기에 계열사 지급보증 부담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중앙일보의 지급보증 규모는 총 2250억원이다. 중앙일보엠앤피 1123억원, 중앙일보에스 313억원, JTBC 400억원, 콘텐트리중앙 3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투자업계는 JTBC와 콘텐트리중앙 관련 지급보증 약 700억원을 가장 민감한 영역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회생절차에 들어간 만큼 향후 채무 이행 과정에 따라 중앙일보 부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선 금융권 관계자는 "2250억원 전체가 현실화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회생 계열사 관련 보증은 별도로 봐야 한다"며 "중앙일보 재무구조를 평가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숫자"라고 말했다.
채권자 구조 역시 변수다. 회생절차 계열사 기준 주요 금융기관 익스포저는 하나은행 약 500억원, 우리은행 420억원, 한양증권 280억원, 농협은행 180억원, KB캐피탈 170억원, 산업은행 130억원, 기업은행 1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은행권 전체 채권 규모는 1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표면적으로는 하나은행이 최대 채권자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주채권은행이라는 지위가 반드시 구조조정 주도권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그룹 채권이 회사채와 전단채, 유동화증권 형태로 시장에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일드 펀드와 자산운용사, 증권사, 리테일 투자자 등이 관련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 채권 규모만 놓고 보면 워크아웃 틀을 적용할 수 있겠지만 시장성 차입 투자자들과의 이해관계 조정이 훨씬 복잡한 과제가 될 수 있다"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은행권만으로 방향이 결정될 사안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업계에서는 워크아웃이 현실화할 경우 대주주 책임 문제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워크아웃 절차에서는 자구안 제출과 함께 경영권 포기각서가 논의된다.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지원하거나 채무를 재조정하기 전 기존 대주주의 책임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다.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계열사 정리 등도 일반적으로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중앙일보 사례는 언론사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일반 제조업체와 다른 부담을 안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은행이 경영권 문제를 전면에서 다루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동안 시중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한 구조조정 관계자는 "언론사 워크아웃 사례 자체가 많지 않다"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대주주 책임 원칙을 적용해야 하지만 언론과의 관계 등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중앙일보 워크아웃의 성패는 하나은행보다 시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채권은행이 최대 채권자이긴 하지만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성 채권 보유자들의 동의 없이는 구조조정 논의 자체가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선 은행권 관계자는 "2250억원 지급보증 부담과 700억원 규모의 계열 리스크, 회사채 투자자 조정 문제까지 감안하면 실제 구조조정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