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코스피 IPO…연내 3~4곳 상장도 빠듯
입력 2026.06.17 07:00

코스피 예심 후보 6~7곳…무신사·구다이글로벌 등 대기
반기보고서 이후 청구 무게…9월 예심 땐 연내 상장 빠듯
올해 코스피 상장 케이뱅크 한 곳…예년 대비 감소 전망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지연…대기업 계열사 일정 변수로

  • 올해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 시장의 개점휴업 흐름이 장기화하고 있다.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적지 않지만, 상당수가 반기보고서 확정 이후 예비심사 청구를 검토하고 있어 연내 상장 완료까지는 일정이 빠듯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복상장 제도개선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연되면서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 일정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 중인 기업은 6~7곳 안팎으로 파악된다.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메가존클라우드, 에스에프씨(SFC), SB선보, 에스텍시스템, 피알앤디컴퍼니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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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표적인 대어 후보로는 무신사와 구다이글로벌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두 기업 모두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 가능성이 거론된다. 무신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과 한국투자증권을, 구다이글로벌은 미래에셋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두고 상장 준비를 진행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주관사단 인력이 본사에 상주하며 9월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실무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와 헤이딜러 운영사인 피알앤디컴퍼니, OLED 소재 기업인 에스에프씨(SFC), 조선기자재 기업인 SB선보, 보안·시설관리 기업인 에스텍시스템 등 역시 코스피 상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실제 연내 상장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예비심사 청구 이후 거래소 심사와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일반청약 등 후속 절차를 감안하면 상장 완료까지는 통상 적어도 3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7~8월 중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이 나와야 연내 상장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예비심사 청구를 계획하는 상당수 기업은 반기보고서 확정 이후 일정을 잡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은 반기 종료 후 45일이 지나야 반기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어, 실무적으로 8월 중순 이후 반기 실적이 확정된다. 이후 주관사들이 최신 실적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과 예비심사 청구 자료를 보완하면 예심 청구 시점은 8월 말~9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대형 IPO 후보들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예비심사 청구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기업가치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최신 실적을 반영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9월 전후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은 거래소 심사와 증권신고서 정정 대응,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일반청약 절차를 모두 연내에 마치기 쉽지 않다. 연말에는 기관투자가들의 북클로징 영향으로 수요예측 일정 조율도 까다로워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반기보고서를 마치고 3분기에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이 많은데, 8월 중순을 넘어서 청구하면 연내 상장하기에는 굉장히 빠듯한 일정"이라며 "현재 분위기라면 올해 코스피 입성 기업은 많아야 세네 곳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예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이 같은 일정 부담에서 나온다. 현재까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케이뱅크 한 곳에 그친다. 2021년에는 15곳의 기업이, 2022년 4곳, 2023년 5곳,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7곳이 코스피에 입성했다. 2022년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1월 12조75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해 유동성을 흡수한 데다, 이후 금리 상승과 증시 조정이 겹치며 후속 코스피 IPO가 제한됐다.

    중복상장 제도개선 가이드라인 지연도 하반기 코스피 IPO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당초 시장에서는 금융당국과 거래소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6월 초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발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7월 초 이후로 발표가 넘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HD현대로보틱스도 연내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상장 준비를 진행해 왔다. 다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회사 주주 보호 장치, 일반주주 동의 절차, 기업가치 산정 방식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 추진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코스피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이 거의 없어 유가증권시장 심사역들이 신규 상장심사보다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분위기"라며 "하반기 예심 청구를 준비 중인 기업은 대여섯 곳 있지만, 올해 안에 실제 상장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