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카운트다운…기업들 회사채 시장 복귀할까
입력 2026.06.17 07:00

은행 대출·CP로 버티던 기업들
금리 인상 앞두고 조달 셈법 복잡
회사채 시장 전면 복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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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업들의 자금조달 전략이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섰다. 시중금리 급등세에 회사채 발행을 미루거나 은행 대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 등 단기 조달로 버티는 전략이 유효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통화정책 기조가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전 막차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과거처럼 회사채 발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은행 대출 여건이 여전히 우호적인 데다 기업들의 현금 사정도 예전보다 양호해 조달 수단 간 선택지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기업들의 장기 회사채 발행은 다소 위축된 반면 CP와 전단채, 은행 차입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다.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물 발행을 서두르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단기 조달을 선호한 결과다.

    특히 기업 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국고채나 회사채 금리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준 91일물 CD금리는 2.95%로, 위험 가중 금리인 가산금리 1%포인트(p)를 더하면 최종 대출 금리는 연 3.9% 수준이다. 이에 비해 3년 만기 AA-급 우량 회사채 금리는 연 4.4%에 달한다. 회사채 발행 금리보다 은행 대출 금리가 유리한 상황이다.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 기업대출 확대에 적극 나선 것도 기업들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한다. 또 정부의 생산적금융 지원 의지도 반영되면서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회사채 금리 대비 낮은 대출 금리가 형성됐다.

    한 증권사 부채자본시장(DCM) 헤드는 "일반 기업 기준 대부분 은행 대출로 향하고 있다"며 "은행이 변동 금리로 저리에 빌려주는데, 1년짜리로 짧게 빌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는 물가와 금융안정을 강조하며 이전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장 오는 7월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금리가 실제 오르기 전에 장기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이후 만기 도래 물량이 적지 않은 기업들은 차환 비용 상승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증권사 DCM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발행이 이뤄질 것"이라며 "원래 금리 추이를 당분간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는데, 이젠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 금리 인상 직전에 발행 타이밍을 잡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 역시 발행 창구가 완전히 닫힌 상황은 아니다. AA급 이상 우량채를 중심으로 수요예측 흥행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기관투자가들의 크레디트 투자 수요도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 7월은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세아제강(A+), 호텔롯데(AA-), 종근당홀딩스(A+), 한국투자금융지주(AA-) 등 일부 기업들은 공모채 조달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다.

    금리 인상 전망만으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 긴축 국면과 비교하면 기업들의 현금 보유 규모가 상당히 늘어난 데다 은행 대출과 CP 시장 접근성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회사채 시장의 경우 '선별적 복귀'에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 전 자금 확보 필요성이 큰 기업과 만기 도래 부담이 있는 기업들은 시장을 찾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까지 일제히 회사채 발행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지금은 조달 수단이 훨씬 다양하다"며 "회사채 발행이 일부 늘어날 수는 있어도 전반적인 조달 패턴이 단숨에 바뀔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