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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채권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BBB급 하이일드 회사채 시장의 핵심 발행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별 기업 부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중앙그룹이 BBB급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던 비중에 주목한다. 특히 담보가 없는 시장성 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등급 하락 이전 기준 BBB등급 회사채 발행 잔액은 총 9616억원이다. 이 가운데 JTBC 발행 잔액이 3630억원으로 약 38%를 차지했다. BBB-등급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더욱 컸다. BBB-등급 회사채 잔액 4358억원 가운데 SLL중앙이 2222억원, 중앙일보가 2135억원으로 사실상 전부를 차지하고 있던 것으로 집계됐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기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대부분의 무담보 채권은 회생채권으로 분류된다. 회생채권은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안에 따라 변제받게 되며 절차 진행 과정에서 권리행사가 제한된다. 반면 회생절차 수행에 필요한 공익채권이나 담보권이 설정된 회생담보권은 상대적으로 우선 변제 지위를 가진다.
결국 JTBC와 중앙일보가 발행한 무보증 회사채 투자자들은 회생계획안에 따른 변제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중앙그룹 회사채 발행 주관을 맡았던 곳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거론된다.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양증권 등이 주요 발행 주관사로 참여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미매각된 SLL중앙 회사채 250억원어치와 JTBC 회사채 10억원어치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중앙일보와 JTBC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브랜드 신뢰도가 시장성 조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언론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반 제조업체나 중견기업 대비 투자자 신뢰도가 높았던 측면이 있다"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장성 조달이 가능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하이일드펀드 운용사들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BBB급 채권은 공모 하이일드펀드의 주요 편입 대상이다. 발행 규모가 큰 중앙그룹 채권이 상당수 펀드에 편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절차가 본격화할 경우 펀드 기준가격(NAV)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앙그룹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앞세워 리테일 창구에서 상당 물량이 판매됐다. 일반법인 투자 수요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피켓시위 등 단체 행동을 예고한 상황이다.
최근 회생절차를 신청한 제이알글로벌리츠 관련 채권 투자자와 중앙그룹 채권 투자자 풀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금리 회사채를 선호하는 투자자층이 유사한 데다 발행잔액 규모도 더 크다.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카드사 역시 이해관계자에 포함된다. 다수의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이 중앙그룹 계열사 대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경우 중앙그룹 법인카드 대금이 회생채권으로 묶일 가능성이 크다. 법인카드 사용분 역시 회생 신청 이전 발생한 채권인 만큼 회생계획안에 따라 변제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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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번 사태의 이유를 단순한 유동성 위기가 아닌 계열사 간 복잡한 재무 연계 구조에서 찾고 있다. 계열사 간 직접적인 단기자금 지원뿐 아니라 신용공여를 기반으로 외부 자금조달을 확대해온 구조다. 계열사 간 보증과 대여금, 지급보증 등이 얽혀 있어 개별 회사 문제가 그룹 전체 유동성 문제로 번졌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그룹 차입부담 축소와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진행해 왔던 그룹 사옥과 계열사 지분 유동화 등 자구계획의 실효성 또한 훼손됐다"며 "자체적인 자구책으로는 단기 유동성 위험 완화와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끼리 보증, 대출 등이 얽히며 그룹 전체 차입금이 수년간 급증했다"며 "이번 회생 신청은 전반적인 유동성 압박이 상당 수준까지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향후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조사위원 선임 이후 공개될 계열사별 채무 규모, 담보권 설정 현황, 회생채권 분류 결과가 채권자들의 실질적인 회수율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르면 이번주 중 중앙그룹 계열사가 신청한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관계인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계인 심문에는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다. 이번 신청은 정준영 법원장이 재판장인 회생2부에 배당됐다. 홍준서 부장판사가 중앙피앤아이, 중앙홀딩스, JTBC 회생 사건을, 권성우 부장판사는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회생 사건을 주심으로 심리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JTBC의 경우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인 ARS를 우선적으로 진행할 것이고 전망했다. 중앙일보는 워크아웃이 유력하고, 채권자를 중심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JTBC는 채권자 상당수가 개인인 데다, 금융기관인 채권자의 워크아웃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각 계열사의 회생 신청 결과에 따라 향후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 조사위원 등이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