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본규제 완화되나…은행권, 기업금융 수성 '촉각'
입력 2026.06.18 07:00

금융당국, 올해 증권 RWA 완화 가시화 전망
조달 여력 커진 증권사, 기업금융 확장 노려
완화 여력,수익성 높은 증권사에 배분될 듯
은행 기업금융부 "경쟁 더 치열해질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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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추진하면서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의 자본규제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은행권은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통해 조달 여력을 키운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은행 건전성 규제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자본규제 합리화 논의에 들어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생산적 금융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의 RWA 부담 완화 논의도 향후 구체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그동안 개별 증권사로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받는 동시에, 지주 연결 기준 BIS 비율 산정 과정에서도 RWA 부담을 떠안아왔다. 증권 자회사가 기업금융이나 비상장 투자 등 위험자산을 늘릴 경우 지주 전체의 자본비율에 부담을 주는 구조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가 비은행계 대형 증권사보다 불리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같은 증권업을 영위하더라도 은행지주 산하에 있다는 이유로 지주 연결 자본규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해 자본 활용에 제약이 컸다는 것이다.

    한 은행지주 관계자는 "증권 RWA 규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공정하게 세우는 측면에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확보된 여력은 당연히 증권사가 우선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상황에 따라 계열사들에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 내부, 특히 기업금융 부서에서는 증권사와의 경합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주 차원에서는 규제 합리화에 공감하더라도, 실제 딜을 두고 경쟁하는 은행 기업금융 부서 입장에서는 증권사의 자본 활용 여력 확대가 곧바로 시장 점유율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기업금융 부서 입장에서는 최근 증권사들의 자본 여력이 커지면서 대출성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RWA 부담 완화까지 더해지면 은행과 증권 사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어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발행어음과 IMA로 조달 기반이 넓어진 증권사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더 커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발행어음 및 IMA 인가 확대에 따라 증권업계의 추가 조달 여력은 약 86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자금 유입이 기업금융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발행어음과 IMA 등으로 조달 기반을 키운 상황에서 RWA 부담까지 낮아지면 기업금융 시장에서 은행과의 경합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특히 은행과 증권사가 함께 검토하는 딜에서는 증권사의 참여 여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은행의 RWA 부담이 커진 점도 긴장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재로서는 확보된 자본이 증권 자회사에 우선 배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주 전체의 자본 여력이 늘어나더라도 배분 방향은 결국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증권업계에서는 RWA 부담 완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완화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어 당장 대규모 기업금융 확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에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면서 RWA 부담을 그대로 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올해 안에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실제 완화 범위가 넓지 않고, 실효성도 제한적일 수 있어 당장 공격적인 집행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