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워치리스트 등재 안갯속…증권가 "기대감 선반영, 실익 기대 어려워"
입력 2026.06.19 15:18|수정 2026.06.19 15:23

MSCI, 외환시장 자유화 등 '개선 필요' 재확인
과거 승급국, 편입 1년 후 주가 24.6% 하락
증권가 "편입 발표가 되레 매도 신호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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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연례 시장분류 리뷰를 앞두고 한국 증시의 선진국 워치리스트 등재 여부가 안갯속으로 빠졌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MSCI는 외환시장 자유화 등 핵심 항목의 접근성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설령 워치리스트에 등재되더라도 코스피에 실질적인 호재가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MSCI는 이날 공개한 연례 시장 접근성 보고서에서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18개 항목 중 5개를 '개선 필요'로 평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투자상품 이용 가능성' 항목만 한 단계 올랐을 뿐, 외환시장 자유화와 투자자 계좌 개설 등 핵심 항목은 제자리였다.

    MSCI는 "한국 지수와 연동된 파생상품이 국제 거래소에 출시돼 국제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의 폭이 넓어졌다"면서도 "근본적인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MSCI는 우리 시간으로 오는 24일 연례 시장 재분류 결과를 발표한다. 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에 포함된 뒤 2028년 정식 편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MSCI는 통상 관찰대상국을 1년 이상 지켜본 뒤 실제 지수에 편입할 지를 결정한다.

    다만 시장에선 2028년 편입 결정 뒤 2029년 실제 편입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다. 선진국 지수 편입의 조건으로 꼽히는 '외환 정책 개선'이 대부분 내달 시행을 앞두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관찰대상국 선정 후 이듬해 선진국 지수로 직행한 건 관찰대상국 선정 단계에서 이미 제도를 완비한 국가들이었다.

    역내 외환시장 24시간 운영이 오는 7월,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도입이 내년 1월 예정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MSCI가 2027년 6월 연례 리뷰 시점에 제도 운영 결과를 점검할 수 있는 기간이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시장이 2028년을 편입 결정 시점으로 보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시장 일각에선 워치리스트 등재의 실익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는 등 이미 급등세를 이어온 상황에서 MSCI 편입 기대감이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신흥국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이동한 국가들은 대부분 자금 순유출을 경험했다. 지수 내 비중이 신흥국 지수 대비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패시브 기준으로만 약 8조원 이상이 순유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신흥국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승급한 국가들은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발표까지 주가가 평균 4.8% 올랐다. 다만 발표 이후 편입까지 5.9% 하락했고, 편입 1년 후엔 주가 하락률이 24.6%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산업재·금융 부문에서 종목 편출 위험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코스피 랠리는 반도체 이익이 실제로 끌고 가는 장"이라며 "선진국 지수는 편입 종목의 최소 시가총액 기준이 높기 때문에 현재 신흥국 기준으로 편입된 금융·산업재 중소형 종목 다수가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IT 등 주요 부문에 대해선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중국 리스크, 환율 변동성 등 신흥국 특유의 할인 요인에서 벗어나 글로벌 동종 기업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편입의 본질은 수급보다 자본비용 완화 여부에 있다"며 "한국은 높은 ROE가 낮은 PER에 거래되는 시장이고, 선진국 편입 논리는 ROE에 맞는 할인율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24일 워치리스트 등재 자체가 불발된다면 단기 충격도 배제할 수 없다.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상황에서 등재 불발은 추가 상승 모멘텀 부재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워치리스트 등재부터 실제 편입까지 기대감이 주가에 쌓이는 구조"라며 "정작 편입이 확정되면 신흥국 지수 자금 이탈이 집중되는 시점과 맞물려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