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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지주회사인 ㈜한화의 자금조달을 도와 '일감'을 확보하려던 증권사들이 결국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한화를 상대로 상장사 지분 매각 및 부동산 유동화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제안했으나, 유증 규모 자체가 줄어들면서 별도 조달 필요성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딜을 기대했던 투자은행(IB)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규모가 잇따라 축소된 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2조4000억원 규모였던 유상증자는 금융당국 심사와 시장 반발 등을 거치며 1조8000억원, 1조7000억원으로 줄었고 최근에는 1차 발행가액 기준 1조5000억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에 따라 ㈜한화의 자금 부담도 확연히 감소했다. 최초 계획 당시에는 ㈜한화가 투입해야 할 자금이 8400억원 수준에 달했다. 이는 자체 자산 매각으로 확보 가능한 예상 자금(6000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자산 매각 외에 증권사를 통한 추가 조달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00억원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에는 5500억원으로 늘었지만, 이는 한화건설 관련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차입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유증 규모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한화의 필요 자금도 크게 감소했다. 120% 초과청약을 가정하더라도 투입 규모는 약 52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 진행 중인 자산 매각만으로도 상당 부분 대응이 가능해지면서 추가 조달 시나리오는 사실상 힘을 잃게 됐다.
실제로 ㈜한화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참여 재원 마련을 위해 판교미래기술연구소와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거래가 마무리될 경우 약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측 역시 "자산 매각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유증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당초 시장에서 조달 카드로 거론됐던 고려아연 지분 매각 등 추가 자금조달 방안도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한화의 후속 조달 딜을 기대했던 증권사들도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거래는 유상증자 주관을 놓친 증권사들에 오히려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관사는 청약자금 대출 업무를 맡을 수 없는 만큼, ㈜한화가 추가 조달에 나설 경우 관련 일감은 비주관사들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딜 가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당수 증권사들이 이번 거래를 예의주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서는 "모든 증권사가 한 번씩은 영업을 갔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화에 전방위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화의 신용등급 등을 고려할 때 차입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자산유동화 등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며 답변을 기다렸으나 결국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비주관사들뿐만 아니라 한화솔루션 유증을 따낸 주관사단(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 역시 실익이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거래의 인수 수수료율은 모집총액의 40bp(1bp=0.01%)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25bp)와 삼성SDI 유상증자(30bp)를 웃돈다. 통상 수수료율은 거래 구조와 시장 부담 등을 반영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높은 난도를 요구한 딜이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높은 요율에도 불구하고 발행 규모 자체가 상당히 줄어들면서 주관사단이 손에 쥐는 총수수료 역시 당초 기대했던 96억원 규모에서 현재 59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자체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발행 규모가 줄면서 주관사 수수료도 감소했고, 기대했던 ㈜한화 후속 조달 딜까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형 딜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아쉬움을 느끼는 증권사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가에서 한화그룹발 일감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제동이 걸리면서 잠시 중단됐던 한화에너지의 PRS(주가수익스왑) 조달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데다, 한화솔루션 역시 향후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조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을 향한 IB 업계의 관심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