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만기 다가온 삼일·안진, '사옥 이전' 속내 복잡
입력 2026.06.22 07:00

안진·삼일, 2028년 주요 임대차 만기
여의도·용산 임대료 상승은 부담으로
회계펌 비용 효율화 고민 커지는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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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형 회계법인들의 사옥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삼일PwC와 딜로이트안진은 내후년 임대차 계약 만기를 앞둔 상황이다. 기존 사옥에 잔류하든 새 거점을 찾든, 높아진 임대료를 감안한 비용 효율화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최근 삼일PwC 내부에선 '사옥 이전설'이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삼일PwC는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사옥으로의 이전 가능성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들여다볼 가능성이 거론된다. 내부 직원들에겐 관심이 큰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문의 배경에는 임대차 계약 만기 이슈가 있다. 삼일PwC는 2018년 아모레퍼시픽과 10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2028년 3월 말 만료된다. 만기까지 2년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대형 회계법인이 사옥을 옮기려면 대규모 인력을 수용할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계약 연장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대체 오피스를 살펴볼 만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삼일PwC의 아모레퍼시픽 빌딩 임차 규모는 작지 않다. 지상 17~20층 전체와 지하 2·5층 일부 등 약 3만8584㎡를 임차하고 있다. 여기에 2024년 추가로 임차한 지상 14층 9070.67㎡를 더하면 총 임차 면적은 4만7655㎡다. 평수로는 약 1만4400평 규모다.

    회사는 이외에도 LS용산타워 6~7층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자회사들도 용산 인근 건물을 활용하고 있다.

    계약 구조상 잔류 여지는 있다.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빌딩 14층에 한해 2028년 계약 만료 이후 10년간 우선 임차권을 확보하고 있다. LS용산타워 임대차 계약도 지난해 연장해 2030년까지 사용하기로 했다. 14층 리모델링에 투입한 비용과 일부 공간의 잔여 계약 기간 등을 고려하면 당장 이전을 추진할 유인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내부 직원들의 선호도도 변수다. 내부 직원들은 용산 입지에 대한 선호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강남과 여의도 접근성이 모두 양호하고, 주변 생활 인프라도 갖춰져 있단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삼일PwC의 사옥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대료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용산은 다른 권역 대비 임대가격지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지역으로 꼽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기대감과 신축 오피스 선호 현상 등이 맞물리며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회계법인들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삼일PwC는 여전히 업계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 전반으로 보면 성장 속도는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비용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형 회계법인 입장에서 임차료는 인건비 다음으로 큰 고정비 항목으로 꼽힌다. 사옥 전략을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다시 따져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선을 긋고 있지만, 삼일PwC가 실제 이전을 택할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도 작지 않다. 1만 평을 웃도는 대형 임차 수요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만큼 주요 권역의 프라임 오피스 임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기존 빌딩에서 대체 공간을 찾기 어려운 규모인 만큼, 신축 오피스가 주요 선택지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현 사옥 잔류를 결정하더라도 용산권 대형 오피스의 임대료 협상 기준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딜로이트안진 역시 여의도 사옥 임대차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2009년 IFC와 16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고, 2011년 준공 이후 여의도 IFC One에 입주해 있다. 현재 4층부터 12층까지 약 8500평을 사용 중이다. 해당 계약은 2028년 초 만료된다.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서 딜로이트안진은 사무실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 계약 연장과 함께 도심권(CBD) 프라임 오피스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부담이 커진 영향이 크다. 장기 계약 과정에서 매년 임대료가 오르는 에스컬레이터 구조가 적용된 데다, 최근 여의도 프라임 오피스 임대료도 크게 올랐다. 실적 성장세가 둔화한 점도 부담이다. 최근 몇 년간 핵심 사업 중 하나인 경영자문 부문의 성장 속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비교해 국내 사업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했다는 시각도 있다.

    딜로이트안진의 경우 후보지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언급된다. 시장에서는 을지로3가 일대 대형 오피스 원엑스(ONE X) 등 CBD 신축 오피스를 후보지로 꼽는다. 다만 원엑스 준공 시점은 2029년으로 예정돼 있어 IFC 계약 만기와 약 1년가량 시차가 있다. 이 때문에 IFC와 단기 연장 계약을 맺은 뒤 신축 오피스 입주 시점까지 공백을 메우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회계법인은 임직원 수가 많고 고객사 접근성도 중요해 사옥 이전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며 "다만 임대료가 빠르게 오른 상황에서 2028년 전후 계약 만기를 맞는 곳들은 연장과 이전을 놓고 비용을 따져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