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번엔 로봇사업 교통정리…리더십 재정비에 신규 M&A도 추진
입력 2026.06.23 07:00

상반기 전략회의서 AX 가속화 논의 본격화
하반기부터 로봇사업 드라이브 본격화 전망
"준비 미흡" 평가에 M&A·리더십 교체 필요성
반도체發 압도적 자금력 기반 빅딜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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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가 첨단로봇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정비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 이후 구축한 현재 체제를 재점검하는 동시에 신규 인수합병(M&A)과 외부 협력 확대, 리더십 교체까지 후속 전략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주요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투자업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문대로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대전환(AX)이 핵심 의제로 설정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 9일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AI 대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뒤처진 로봇 사업의 실행 속도가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AI와 하드웨어(HW)를 결합한 첨단로봇이 AX 전략의 핵심 축이자 종착지인 만큼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재편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업 DNA나 기계공학 기반 인력만으로는 지금 로봇 경쟁에 뛰어들기 어렵다는 인식이 드디어 갖춰지는 분위기"라며 "피지컬 AI로 가려면 결국 두뇌를 만드는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삼성 내부적으로 진단 작업도 새로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고 외부 인력 확보, M&A 등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아직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성과를 내놓기에는 본질적인 준비가 덜 됐다는 냉정한 시각이 많다. 지난 2024년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 이후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며 R&D에 속도를 냈지만, 기계공학적 HW 설계 이상의 경쟁력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3년 전부터 로봇 개발 경쟁의 무게추는 AI 학습을 통한 자율 제어로 옮겨가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가능성도 이 같은 맥락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업계에선 연초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공개(IPO) 일정이 주목을 받으면서부터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소수지분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구글이나 엔비디아 등 현대차그룹과 휴머노이드 로보틱스에서 협업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해당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추정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현재 삼성전자도 잠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피지컬 AI를 구현할 수 있는 로봇 진영 대부분은 중국계 기업들이고 서방에선 선택지가 많지 않다. 마침 IPO를 앞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맞춤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라며 "구글, 엔비디아는 물론 삼성전자도 투자 여력이 풍족한 상태라서 누가 소프트뱅크 지분을 인수해도 이상할 게 없다"라고 말했다. 

    M&A 외 리더십 보강 필요성도 동시에 거론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이자 현재 미래로봇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오준호 단장이 국내 기계공학계에서 상징적인 인물이긴 하나, 현재 산업 패러다임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흘러나오는 탓이다.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 흐름에 맞춰 구글 딥마인드나 테슬라, 엔비디아 등 빅테크 출신 전문가 영입 가능성도 함께 주목을 받는다. 

    증권사 모빌리티 담당 한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 연말 자율주행 수장 교체 이후로 현재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조직 정비 작업을 계속 진행하는 단계"라며 "삼성전자 역시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신규 M&A나 지분 투자 외에 인사 정비까지 마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AX나 피지컬 AI 분야에서 뒤쳐졌다는 시각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자금력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말부터 본격화한 메모리 반도체의 초호황으로 향후 3년간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축적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몸값 부담으로 적극적인 베팅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단숨에 수십조원 규모 빅딜을 성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를 마친 테슬라를 제외하면 어차피 구글, 엔비디아, 현대차그룹 등도 연합군을 꾸리지 않으면 피지컬 AI 경쟁에 뛰어들기 어렵다"라며 "삼성은 이미 테슬라와도 파운드리(비메모리 위탁생산)에서 손을 잡은 상태이기도 하고 양쪽 모두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재무 체력까지 갖췄으니 빅딜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