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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지주회사 설립 때 제공되던 핵심 세제 인프라가 축소되고 있다. 대주주의 양도소득세 무기한 이연 특례가 종료되는 데 이어 증권거래세 면제도 일몰기한을 앞두고 있다. 해당 혜택이 폐지될 경우 기업들은 최대 수백억원에 달하는 세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주식 이전·교환 시 증권거래세를 면제하는 특례가 올해 만료된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이 특례의 적용기한은 올해 12월31일까지다.
이 같은 특례는 지난 2000년 금융사들의 지주사 설립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됐다. 최초 시행 때는 5년을 기한으로 적용했고, 이후 3년마다 연장됐다. 신한·하나·KB·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농협, iM, JB, BNK, 메리츠,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모두 혜택을 받았다.
올해도 연장 움직임이 있지만, 추진 동력은 사뭇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 설립을 추진하던 금융사들이 대부분 전환을 마친 데다 한시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던 특례가 이미 25년 이상 지속되어 과도한 혜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세 면제와 함께 제공되던 양도소득세 무기한 이연 특례는 이미 대폭 축소됐다. 올해 말까지 금융지주를 설립할 경우 이에 따른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또는 양도소득세를 주식 매각 때까지 이연할 수 있다. 이후 내년부터는 '4년 거치 후 3년 분할납부' 규정이 적용된다. 기업별로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하는 세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증권거래세의 경우 양도세와 달리 세금의 이연이나 분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대주주 간 주식 교환이나 현물출자는 장외거래로 분류되어 비교적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2019년 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당시 약 300억원에 달하는 증권거래세를 전액 면제받은 바 있다. 올해 연장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규모에 따라 수십억~수백억원에 달하는 거래세를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지주 설립을 서두르기도 어렵다. 통상 지주사 설립에는 최소 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일몰기한까지 작업을 마무리 짓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예상된다.
현재 금융지주 설립이 유력한 곳은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은 2023년 지주사 설립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후 목표시기를 여러 차례 늦췄지만, 올해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기점으로 지주 설립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처브그룹도 국내 금융지주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을 중심으로 금융당국과 교감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본사에선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열사 및 조직 정비 등이 필요해 실제 설립은 장기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도세 부담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즉시 납부해야 하는 거래세까지 더해지면 기업들의 자발적인 지주사 전환이 사실상 멈출 수 있다"며 "지배구조 투명화를 유도하겠다는 본래 취지를 살려 최소한의 혜택을 유지해야 후발 주자들이 구조개편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거래세 면제의 취지가 금융지주 전환 유도와 지배구조 투명화에 있는 만큼, 특례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지난 5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2029년 말까지 기한을 연장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황이다. 다음달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기점으로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