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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정무위원회 배정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무위는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과 함께 인기 상임위로 꼽혀 왔지만, 이번 후반기 원 구성에서는 금융·공정거래·디지털자산 현안이 맞물리면서 선호도가 한층 높아진 분위기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상임위를 접수한 결과, 1~3순위 희망 상임위 기준 정무위를 적어낸 의원이 100여 명 안팎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무위가 '백무위'가 됐다"는 농담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토위와 정무위 쏠림은 매번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무위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정권 출범 이후 경제·금융 정책 현안을 다루는 상임위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무위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소관 범위가 넓고 시장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국회법상 정무위는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 국가보훈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담당한다. 금융위원회를 통해 금융감독원과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금융권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대기업집단, 플랫폼, 유통, 가맹, 하도급 등 기업 규제 이슈도 다룬다.
국정감사와 현안 질의 과정에서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증권·보험사 최고경영자, 대기업 및 플랫폼 기업 관계자들이 증인·참고인으로 거론되는 경우도 많다. 의원 입장에서는 정책 영향력과 주목도가 모두 높은 상임위인 셈이다. 금융권과 기업 현안이 맞물린 사안이 많아 지역구 민원성 상임위와는 다른 형태의 '정책 체감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이슈도 정무위 선호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은 정무위의 핵심 현안 중 하나다.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거래소 내부통제와 상장 심사,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이 모두 정무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특히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주요 거래소의 지배구조와 사업 전략은 물론, 금융지주와 빅테크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 관심이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더 이상 변방 산업이 아니라 금융회사와 플랫폼 기업의 전략 영역으로 들어왔다"라며 "디지털자산 법안을 다루는 정무위의 존재감도 그만큼 커졌다"고 말했다.
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전반기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맡고 있다. 민주당은 후반기에는 정무위원장 자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집권 여당으로서 금융개혁, 공정거래 정책, 디지털자산 제도화 등 주요 경제 입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면 정무위 주도권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무위가 금융당국과 공정거래 정책을 감시하는 핵심 상임위인 만큼 야당 몫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제사법위원회와 함께 정무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경제 상임위 배분을 둘러싼 협상이 맞물리면서 원 구성 협상은 쉽게 결론나지 않는 분위기다.
간사 자리를 둘러싼 당내 경쟁도 치열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전반기 간사였던 강민국 의원의 유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권영진·김상훈·최은석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기존 간사였던 강준현 의원과 더불어 박상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박 의원은 상임위 내에서 상대적으로 대외 노출이 크지는 않았지만 원내 라인과의 관계가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무위 지원자가 많다고 해서 실제 배정이 그대로 이뤄지기는 어렵다. 원내지도부가 선수, 지역, 전문성, 당내 역할, 상임위별 전략적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무위가 지나치게 과밀해질 경우 일부 의원은 재정경제기획위원회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다른 경제 상임위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후반기 정무위 구성이 향후 금융권 정책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은행권 상생금융, 가계부채, 보험·카드 수수료, 플랫폼 공정거래, 가상자산 제도화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다. 정무위원장과 여야 간사 조합에 따라 법안 처리 속도와 금융권을 향한 압박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무위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국감 시즌에만 신경 쓰는 상임위가 아니라 평상시에도 정책 방향을 계속 봐야 하는 곳"이라며 "후반기 원 구성 결과에 따라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 모두 대관 전략을 다시 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