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회생에 소환된 동양사태…개인투자자 회수율 어디서 갈리나
입력 2026.06.24 07:00

13년만에 소환된 '동양그룹 사태'
리테일 자금 대거 유입 후 연쇄 디폴트
계열사별 자산가치 따라 회수율 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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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동시다발적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두고, 자본시장에서는 13년 전 '동양그룹 사태'가 소환됐다. ▲높은 시장성 차입 의존도 ▲계열사들의 연쇄 디폴트 ▲회생 신청 직전까지 이어진 리테일 자금 유입 등 여러 측면에서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보증 채권 회수율과 관련해서도 동양그룹 사태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매각 가능한 알짜 자산을 보유한 법인 채권의 경우 회수율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중앙홀딩스, 중앙피앤아이, JTBC,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등 중앙그룹 계열사 5곳에 대한 법원 심리가 시작됐다. 서울회생법원은 계열사 간 재무적 연계성을 고려해 각 회사에 별도 사건번호를 부여하면서도 하나의 재판부가 일괄 심리하도록 했다. 동양그룹이 2013년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 5곳 계열사들의 동시 회생으로 이어졌던 흐름과 유사한 모습이다.

    중앙그룹 계열사들은 그동안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유동화증권 등 시장성 차입을 적극 활용해 왔다. 특히 JTBC가 지난 12일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BBB급이던 신용등급이 단계적으로 강등된 끝에 사실상 연쇄 디폴트로 이어졌다.

    동양그룹 역시 단기물을 반복 차환하는 구조가 붕괴하면서 무너졌다. 당시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이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부도 위험을 알면서도 동양증권 리테일 창구를 통해 회사채와 CP를 대거 판매했다. 이와 관련해 현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7년형을 확정받았다. 결과적으로 4만명이 넘는 개인투자자가 약 1조7000억원 규모 피해를 입었다.

    중앙그룹 역시 개인투자자 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전체 시장성 조달 규모를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회사채만 79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사재 출연을 통한 원금 보장, 책임자 문책 등을 촉구하며 피켓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증권사 영업점을 통해서도 자금의 회수 가능성과 관련한 문의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러 계열사가 같이 묶여 있는 데다 아랫단에 채권이 많고, 마지막에 조달 구조가 단기 CP로 몰리는 점들이 동양그룹 사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불완전판매 여부 등 사태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제2의 홈플러스 사태나 동양그룹 사태식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홈플러스 전단채 사태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긴채 전단채(ABSTB) 발행이 이뤄졌다. 반면 중앙그룹 회사채는 상당수가 유통시장에서 거래된 물량이다. 투자자가 직접 매수한 사례가 적지 않은 데다, 발행 당시에도 재무구조가 우량하다고 평가받던 기업은 아니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JTBC는 BBB급임에도 언론사라면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7%대 고금리로 인해 리테일에서 인기 종목으로 꼽혔다"며 "증권사가 자체 보유 물량을 적극 권유하며 재판매한 사례가 아니라면 법적 책임을 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무보증 채권자 회수율과 관련해서는 동양그룹 사태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시 채권자들의 회수율은 계열사별 자산가치에 따라 크게 갈렸다. 동양시멘트처럼 동양파워 지분 등 매각 가능한 우량 자산을 보유한 법인은 상대적으로 높은 변제율을 확보한 반면, 자산 기반이 취약한 계열사는 출자전환 이후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중앙그룹 역시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매각 가능한 자산을 보유한 계열사의 무보증 회사채일수록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실질 자산이 부족한 법인 채권은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