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출신 협회장 러시, 양종희 회장 연임엔 약일까 독일까
입력 2026.06.24 07:00

이동철 여신금융협회장·김기환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선임
윤종규 전 회장도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 거론
당국 지배구조 개편 논의 맞물려 연임 여부 주목
성과·주주구도는 우호적…'KB 독식론'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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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권 유관기관 수장 자리에 KB금융그룹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이름을 올리면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직 KB금융 인사들의 대외 보폭 확대가 그룹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주요 유관기관 인선이 특정 금융그룹 출신으로 쏠린다는 시선이 커질 경우 오히려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6일 임시총회를 열고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제14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이 회장은 KB금융 전략기획부 상무, KB국민카드 대표, KB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지냈다. 카드·캐피털업권을 직접 경험한 민간 금융인이라는 점이 선임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한국화재보험협회도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를 제19대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이사장은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 전무, 재무총괄 부사장, KB손해보험 대표 등을 거쳤다. 손해보험업계와 금융지주 재무·리스크 관리 경험을 두루 갖춘 인사라는 평가다.

    여기에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후임 하마평에도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이 오르내리고 있다. 은행연합회장 인선은 아직 공식 절차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은행권에서는 윤 전 회장 외에도 관료 출신과 전직 은행장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 전 회장은 2023년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에 포함됐다가 고사한 바 있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지점은 이 같은 흐름이 양 회장의 연임 국면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양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해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KB금융은 양 회장 재임 기간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했고, 지난해 5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대 수준의 분기 실적을 냈다. 실적과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연임 명분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국민연금의 움직임도 연임 구도에는 우호적인 변수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은 KB금융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만큼 향후 변수는 국민연금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와 외국인 주주의 판단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양 회장 연임 구도는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을 제한하는 방안, 연임 안건의 주주총회 특별결의 격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독립성 강화, 사외이사 선임·평가 절차 개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개선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정책 기조 자체는 분명해졌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 때문에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은 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치러지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 인선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적지 않다. 양 회장의 연임 여부 자체도 중요하지만, 회추위 운영 방식과 후보군 검증 절차, 이사회 독립성, 외부 후보와의 경쟁 구도 등이 함께 평가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KB 출신 인사들의 잇따른 협회장 선임은 양면성을 갖는다는 평가다. 

    한편으로는 KB금융 출신 인사들이 금융권 내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민간 금융인 출신 협회장에 대한 수요가 커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정책 요구가 커지는 국면에서 업권을 이해하는 민간 출신 인사가 유관기관 수장을 맡는 것은 당국과의 소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같은 흐름이 'KB 독식론'으로 번질 경우에는 연임 국면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KB금융 출신 인사들이 주요 유관기관에 잇따라 진출하는 상황에서 현직 회장까지 연임에 성공하면 특정 금융그룹 쏠림이라는 프레임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특히 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를 강조하는 시점에서는 실적 못지않게 인선의 균형감과 대외적 모양새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연합회장 인선이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여신금융협회와 화재보험협회에 이어 은행연합회장까지 KB금융 출신 인사가 맡게 될 경우, KB 출신 인사들의 대외 영향력 확대라는 긍정적 해석과 함께 유관기관 인선의 균형 문제도 동시에 제기될 수 있다. 반대로 은행연합회장 인선에서 다른 그룹 또는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될 경우, KB 출신 협회장 러시에 대한 부담은 일정 부분 희석될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KB금융 출신 인사들이 여신금융협회와 화재보험협회 등 금융권 유관기관 수장으로 잇따라 이동하면서 이 흐름이 양종희 회장 연임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대외 네트워크 확대라는 점에서는 우호적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은행연합회장 인선까지 KB 출신으로 이어질 경우 부담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